장충고 시절 두산 베어스 투수 이용찬(29), 고(故) 이두환 등과 함께 최고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그러나 작은 체격이 문제였다. 175㎝, 74㎏의 왜소한 선수에게 프로야구 구단들은 관심을 갖지 않았다. 대학 진학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대학야구리그에서 맹활약하며 2011년 8라운드 59순위로 두산 베어스의 선택을 받을 수 있었다. 계약금은 4000만원이었다.
김동한(30)이다. 퓨처스 리그에서 3할 타율과 빠른 발로 이름을 날렸다. 그러나 두산의 1군 내야진에는 자리가 없었다. 2012년 10경기에 뛴 게 고작이었다. 타격만큼은 괜찮았다. 8타수 3안타, 타율 0.375였다. 2013년 26게임을 뛰었다. 20타수 7안타, 타율 0.350을 올렸다. 홈런 1개에, 2루타 2개도 있었다.
2013시즌을 마친 뒤 상무에서 뛰었다. 2015년 페넌트레이스 엔트리에 포함돼 많은 경기를 뛰지는 못했지만 우승반지까지 끼었다.
기회가 찾아왔다. 2016년 7월 롯데 자이언츠 김성배(37)와 트레이드됐다. 그해 78경기나 뛰었다. 107타수 27안타, 타율 0.252를 기록했다. 지난해엔 1군 출전 기회를 더 많이 부여받았다. 81경기를 뛰었다. 178타수 42안타, 타율 0.236에 머문 게 아쉬웠다. 그러나 3홈런과 14타점을 올렸다. 특히 2루타를 19개나 생산했다. 안타의 45%가 2루타였다. 홈런도 3개나 됐다. 그러나 실책도 7개나 범했다.
올해 주전 3루수 자리를 꿰차는 듯 했으나 기회는 신인 한동희(19)에게 주어졌다. 1군과 2군을 오락가락했다. 코칭 스태프에게 믿음을 주지 못한 것이다. 55게임에만 출전해 83타수 16안타, 타율 0.193에 그쳤다. 홈런은 2개였다. 2루타는 1개에 그쳤다.
통산 성적은 250게임에 출전해 396타수 95안타, 타율 0.250을 기록하고 있다. 6홈런, 2루타 28개다.
롯데 3루수는 아직 뚜렷한 주인이 없다. 올해 한동희가 80경기 505이닝, 신본기(29)가 73경기 434이닝, 김동한 26경기 139이닝, 전병우(26) 15게임 96이닝, 황진수(29) 10게임 43이닝 등을 소화했다.
또 외국인 내야수의 자리에 따라 내야의 또다른 포지션이 빌 수도 있다. 김동한은 2루수로도 15경기 48이닝, 유격수로 3경기 6이닝을 소화한 바 있다. 멀티 플레이어가 가능하다.
연봉은 6300만원에 불과하다. 이제는 승부를 걸 때가 됐다. 수줍은 표정으로 타석에 들어서는 김동한이 아니라 악바리 근성을 갖춘 김동한의 내년을 기대해본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