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진(69) 전 청와대 안보실장이 이재수(60) 전 기무사령관 빈소를 찾아 “애도를 표한다”고 말했다. 보수 진영 인사들도 이 전 사령관을 조문한 뒤 “문재인정부의 무리한 적폐 수사로 이 같은 비극이 벌어졌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 장관은 8일 오후 2시25분쯤 서울 강남구 삼성서울병원에 차려진 이 전 사령관의 빈소를 찾아 약 1시간30분동안 머물렀다. 김 전 장관은 이 전 사령관에 대해 “훌륭했던 사람이었고 참 군인이었다”며 “애석한 마음으로 애도를 표했다”고 말했다. 이른바 ‘적폐 수사’ 논란에 대해서는 “그것에 대해선 말하지 않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앞서 빈소를 찾은 황교안 전 국무총리, 김학용·유기준·원유철 자유한국당 의원 등 보수 진영 인사들은 문재인정부 출범 이후 진행 중인 박근혜정부 인사에 대한 수사가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황 전 총리는 조문을 마친 뒤 “(검찰) 수사가 잘 돼야 하는데 안타까운 측면이 많다”며 “표적 수사나 과잉 수사 또는 별건 수사라고 하는 이런 수사 행태는 잘못된 거라고 다들 말하고 있다”고 했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도 이 전 사령관 빈소를 조문한 뒤 “문재인 정권이 더 이상 검찰을 너무 과도하게 정치적으로 악용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학용 자유한국당 의원도 빈소를 찾아 “흠집을 찾아내 평생 나라를 위해 살아온 사람을 어려움에 처하게 하는 건 올바른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 전 사령관은 2014년 기무사에 ‘세월호 TF(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유가족 동향을 사찰하라고 지시한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등)를 받았다. 검찰은 이 전 사령관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지만 지난 3일 법원은 “구속할 사유나 필요성, 상당성이 없다”며 이를 기각했다.
그러나 이 전 사령관은 영장 기각 나흘 만에 서울 송파구 문정동 오피스텔 13층에서 건물 내 1층 로비로 투신했다. 그는 그간 검찰 수사에 상당한 압박을 받아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사령관은 유서에서 “세월호 사고시 기무사와 기무부대원들은 정말 헌신적으로 최선을 다했다”며 “5년이 다 돼 가는 지금 그때의 일을 사찰로 단죄해 안타깝다”고 적었다.
양민철 기자 liste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