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수 후계자…초멀티 플레이어’ 조동찬, 은퇴 뒤 코치 인생

입력 2018-12-08 16:39

인터넷 포털사이트에서 이름을 검색하면 LG 트윈스 문선재(28)가 함께 뜬다. 2013년 8월 13일 삼성 라이온즈와 LG의 대구 경기 도중 문선재와 충돌하면서 왼쪽 무릎을 크게 다쳤다. 그해 삼성이 우승했던 한국시리즈에도 뛰지 못했다.

삼성 조동찬(35)이다. 2002년 2차 1라운드 8순위로 삼성에 입단했다. 거포 3루수였던 김한수 삼성 감독의 후계자로 키울 요량이었다. 고등학교 시절 180㎝, 80㎏으로 체구는 크지 않았지만, 일발 장타력을 보유한데다 빠른 주력에다 뛰어난 수비력까지 갖췄기 때문이다.

입단 첫 해인 2002년 5경기 밖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들며 우승 반지를 꼈다. 우승 멤버 중 최고 막내였다.

이후 3루수는 기본이고 유격수와 2루수,1루수 심지어 외야수까지 보는 초멀티 플레이어로 활동했다. 그만큼 팀에서 필요로 하는 궂은 일을 도맡아했다. 2004년 123경기, 2005년 122경기, 2007년 107경기를 뛰었다. 2006년 도루 20개로 7위, 2010년 33개의 도루로 리그 5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제는 부상이었다. 2007년 3루에 들어가는 과정에서 수비수와 충돌하며 발목을 다쳤다. 시즌 아웃됐다. 38게임만 소화했다.

이처럼 조동찬은 삼성에서 뛴 17시즌 동안 100경기 이상을 소화한 해는 지난해를 포함해 4차례 밖에 되지 않는다. ‘유리몸’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다행히 2010년 광저우아시안게임 멤버에 뒤늦게 합류하면서 병역 문제를 해결했다.

그는 우승반지 수집가였다. 2002년, 2005년, 2006년, 2011년, 2012년, 2014년도에 우승반지를 받았다. 2013년 삼성이 우승을 거머쥐었지만 조동찬은 부상으로 현장에 없었다.

부상과의 전쟁 끝에 4년 전 어렵게 FA자격을 얻었다. 계약기간 4년, 총액 28억원을 받기로 하고 삼성에 잔류했다. 그러나 2015년 왼쪽 무릎 연골 수술을 받으며 1년을 통째로 날렸다. 그리고 2016년 90경기를 뛰었다. 지난해엔 122경기를 소화했다. 그러나 올해 28게임밖에 뛰지 못했다.

그리고 삼성은 지난달 말 보류선수 제외 명단에 조동찬의 이름을 넣었다. 한 번도 3할을 때린 시즌은 없었다. 언제나 부상과 싸우며 견뎠던 그다. 통산 1171경기를 뛰며 867안타, 타율 0.258을 기록했다. 426타점, 150도루를 남겼다.

조동찬은 삼성 3군 코치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한다. 부상의 고통을 너무나 잘 아는 그이기에 재활 과정에 있는 선수들에게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다. 묵묵히 팀이 요구하는 자리를 지켜왔던 조동찬의 제 2인생이 멋지게 펼쳐지길 기대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