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출마 선언’ 김무성과 ‘정체성 행보’ 유승민, 통합 향해 움직이는 두 보수

입력 2018-12-07 17:44 수정 2018-12-07 18:05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가 7일 “다음 전당대회는 분열된 당이 화합하고 통합하는 계기가 돼야 한다”며 전대 불출마 의사를 분명히 했다. 유승민 전 바른정당 대표는 “제가 생각하는 개혁보수와 바른미래당이 가는 방향이 맞지 않아 괴롭다”고 말했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비박계 좌장인 김 전 대표가 보수 통합을 명분으로 당권 포기 의사를 밝혔고, 보수 대권 주자 1, 2위를 다투는 유 전 대표가 소속 정당의 정체성 문제를 제기했다. 한국당 발 정계 개편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김 전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 참석 전 기자들과 만나 “저처럼 박 전 대통령을 모셨던 핵심들, 복당파 중 주동적 입장에 있었던 사람들, 선거 참패에 책임이 있는 사람들은 출마를 안 하는 것이 옳다”며 “이번 한 번은 쉬는 것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친박계 의원들과 접촉해 전직 대통령들의 불구속 재판 관련 이야기를 나눈 행보에 대해서도 “누가 해도 해야 할 일”이라며 “(보수 통합을 위해) 저 나름대로 조용히 활동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전 대표와 만난 것으로 알려진 홍문종 의원이 자신을 향해 공개 사과를 요구한 것을 두고는 “옳지 않다”면서도 “당이 분열할 것을 우려해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유 전 대표는 바른미래당에 대한 쓴소리를 이어갔다. 유 전 대표는 이날 서울대 특강에서 “"바른미래당에서 '보수라는 말을 쓰지 말자, 왼쪽도 오른쪽도 아니고 중도'라고 이야기하는 분들과 안보와 경제, 복지에 대해 생각을 같이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서 괴롭다”고 토로했다.


유 전 대표는 최근 이화여대와 연세대 등에서 강연 일정을 소화하면서 “바른미래당이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 “바른미래당 안에서 개혁보수가 얼마나 이뤄질지 불안하다”며 당의 정체성에 대한 불만을 공개적으로 표출하고 있다. 그는 이날 특강에서도 “바른미래당이 하나의 정치적 결사체로서 정체성에 문제가 있다”고 언급했다.

유 전 대표의 ‘정체성 비판 행보’와 김 전 대표의 당내 통합 행보가 결국 한국당 중심의 정계개편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한국당이 계파 갈등 문제를 봉합해 당내 통합을 이룬 뒤, 외부 인사들을 받아들이는 수순으로 보수 통합을 완성한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유 전 대표는 최근 “한국당에서 수차례 입당 제의가 있었지만 답을 하지 않았다”며 여지를 남긴 바 있다.

두 의원 측은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유 전 대표 측은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유 전 대표가 말한 이상의 의미는 없다”고 전했고, 김 전 대표 측도 “김무성 대표가 말한 워딩 그대로 받아들이면 된다”고 말했다. 단 김 전 대표측은 “보수 통합 논의는 계속 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우삼 기자 sa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