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가 ‘요즘 아이들’과 ‘옛날 아이들’을 한 자리에 모으고 있다. 이른바 ‘세대 차이’를 소재로 한 예능들을 통해서다.
지난달 22일 첫 방송을 한 ‘나이거참’(tvN)은 나이도 생각도 너무 다른 할아버지와 10살짜리 아이들을 전면에 내세운 리얼리티 예능이다. 1~2%(닐슨코리아) 시청률이지만, 서로의 관심사를 공유하며 따뜻한 우정을 쌓아나가는 모습을 안방에 전하며 호평을 얻고 있다.
첫 방송에서 변희봉은 아역배우 김강훈, 전원책은 아이돌이 꿈인 당돌 소녀 이솔립, 설운도는 개그맨 한현민의 두 딸 한소영·한가영 자매와 짝을 이뤘다.
세 할아버지들은 이들과 함께하며 아이들의 새로운 언어와 문화, 사고방식에 적응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데 이 모습이 흥미롭다. 이른바 ‘불통(不通) 케미’다.
가령 설운도는 한소영·한가영 자매와 함께 ASMR 콘텐츠를 제작한다. 전원책이 “책을 많이 읽어야 한다”고 말하면 이솔립은 “인터넷에도 지식이 많다”고 응수한다. 변희봉은 아역배우 김강훈이 말한 '개꿀'이라는 단어를 듣고 고개를 갸우뚱한다. 당돌하면서도, 깜찍한 아이들의 모습에 어른들은 녹다운되기 일쑤다.
지난 2일 선보인 ‘요즘애들’(JTBC)도 이와 같은 취지의 프로그램이다. ‘어른MC’로 유재석 안정환 김신영, ‘애들MC’로 레드벨벳 슬기 하온 한현민 등이 출연하며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다.
이들은 짝을 이뤄 만 24세 이하의 요즘 아이들이 직접 제작한 영상을 보고, 그중 가장 궁금한 팀이나 개인을 만나 특별한 하루를 함께 보낸다. MC들은 자신들과 너무나 달라진 젊은 세대의 일상용어와 생활을 보면서 당황하곤 한다. ‘연어를 남김없이 먹는 동아리’인 ‘연.남.동’을 비롯해 끼 넘치는 다양한 일반인들의 모습을 담아내면서 첫회부터 소소한 재미를 안겼다.
이처럼 ‘세대 차이’를 소재로 한 예능들이 나오는 건 TV에서 멀어진 젊은 세대를 다시 시청 층으로 유입하기 위한 전략이라는 일각의 해석이 나온다. 어른들의 입맛뿐 아니라 젊은 층의 구미도 함께 끌어당길 수 있다는 것이다. 디지털 세대와 아날로그 세대 사이의 격차가 크게 벌어졌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달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요즘애들’의 이창우 PD는 “‘요즘애들’이라는 키워드가 나왔을 때 굉장히 궁금한 점이 많았고 호기심이 많았다. 요즘 애들이 어떻게 노는지, 어떤 생각을 하는지 한 번 만나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에 시작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강경루 기자 r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