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소매 입었다는 이유로 의회에서 쫓겨난 여기자

입력 2018-12-09 05:00
'PatriciaKarvelas' 트위터, BBC 뉴스.

팔이 드러나는 옷을 입었다는 이유로 호주 의회에서 쫓겨난 한 미국 여기자가 호주 정부로부터 사과를 받았다.

BBC는 호주 하원의원을 취재하기 위해 의회를 방문한 ABC뉴스의 여기자 파트리샤 카르벨라스가 겪은 일을 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남반구에 위치한 호주의 12월은 낮 최고 기온이 30도 가까이 올라갈 정도로 덥다. 한여름 날씨이기 때문에 카르벨라스는 팔이 드러나는 옷을 입고 의회에 참석했다. 하지만 의회 직원은 “그런 복장으로는 의원들과의 질의응답에 참여할 수 없다”며 카르벨라스를 내쫓았다.

트위터.

파트리샤는 “팔이 드러났다는 이유로 의회에서 쫓겨났다”는 글과 함께 당시 입었던 옷을 트위터에 올렸다. 카르벨라스의 상의는 팔뚝은 대부분 드러났지만 어깨는 덮여 있는 민소매 옷이었다. 특별히 노출을 많이 한 것도 아니고 여름에 여성들이 많이 입을 만한 옷이었다.

카르벨라스의 사연을 들은 네티즌들은 소매가 짧은 옷을 입고 의회에 참석하는 기자와 의원들의 사진을 올리며 반발했다. 일부 여성들은 맨팔을 드러낸 자신의 사진을 찍어 공유하기도 했다.

호주 의회 복장 규정에 따르면 남성 의원에게는 자켓과 넥타이 등, 여성 의원에게는 이에 상응하는 수준의 정장 차림을 요구하지만 명확한 규정이 있는 것은 아니다.

결국 다음 날 토니 스미스 호주 하원의장이 카르벨라스에게 사과했다. 이어 복장 규정을 재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아담 벤트가 2017년 3월 의회에 발의한 내용.

호주 의회 복장 규정에 대한 논쟁은 이전에도 있었다. 하원의원 아담 벤트는 2017년 3월 복장 규정과 관련한 법안을 바꾸려고 노력했으나 실패했다.

김나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