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윈윈’인 줄 알았던 두 호랑이… 미·중, 新냉전 시대

입력 2018-12-07 14:36
무역전쟁을 벌이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1일(현지시각)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회담을 위해 마주 앉아 있다. 무역 이외의 부분까지 불거지기 시작한 양국의 갈등은 ‘새로운 냉전’에 가깝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AP뉴시스

“일전에는 미국과 중국이 공생적이었다. 적어도 미국의 관점에서는, 중국의 발전이 세계 경제에 도움을 주는 ‘윈윈’이었다… 하지만 결국은 공생이라기보다는 기생적 관계였다.” 블루베이에셋매니지먼트의 팀 애쉬 수석전략가는 7일(한국시각)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즈(FT)에의 기고문을 통해 “미국과 중국 간 관계는 그 근본적인 기반이 변했다”고 강조했다. 애초에는 미국 역시도 ‘더욱 강하고 부유한 중국’을 이롭게 생각했지만, 세계 속에서 중국이 너무 불공평하게 강한 승자가 돼 버렸다는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에는 급부상하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경제산업적 측면 뿐만이 아니라 남중국해 문제와 같은 정치·안보적 측면에서도 광범위한 압박이 이뤄지고 있다고 애쉬 전략가는 분석했다. 중국을 견제하려는 정서는 기존의 패권국가인 미국 이외에도 서방 전반에 퍼졌다고도 애쉬 전략가는 주장했다. 그는 기고문에서 “중국을 멈춰야 한다는 생각은 서방의 ‘컨센서스’가 됐다”고 했다.

실제로 미국과 중국이 최근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90일 간의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했지만 그 갈등이 완전히 봉합됐다고 보는 시각은 드물다.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의 제안을 받아들이는 것들은 일시적일 뿐이며, 미국의 전략은 무역뿐 아니라 다른 부분들에서도 중국을 위태롭게 만드는 일이 될 것이라고 애쉬 전략가는 전망했다. 애쉬 전략가는 이러한 동향을 ‘새로운 냉전(new cold war)’이라고 표현했다.

20세기 미국과 소련의 냉전이 40년간 이어졌듯 신냉전 역시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게 국내 경제기관들의 분석이다. 둘의 신냉전은 결국 세계 경제에 후퇴 압력으로 작용한다. 소규모 개방경제이자 수출 주도형 국가인 한국 경제에의 영향은 말할 것도 없다. 그간 미·중 무역전쟁이 지속됨에 따라 한국 기업들의 수출 대외여건은 악화하기만 했었다. 한국의 입장에서 제1수출시장인 중국의 성장세가 꺾인 영향은 자동차, 조선, 석유화학업계 등을 휩쓸어 왔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