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수 대법원장이 7일 “그동안 사법부 자체조사와 검찰 수사로 밝혀진 사실로 인해 많은 분들이 사법부 신뢰 하락을 걱정하고 계신다”면서 “저는 추가조사와 특별조사, 수사협조의 뜻을 밝힐 때마다 신중히 결정했고, 지금도 그것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믿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대법원에서 열린 전국법원장회의 인사말에서다.
공교롭게도 법원이 이날 새벽 박병대·고영한 전 법원행정처장(대법관)의 구속영장을 모두 기각하고 검찰이 즉각 강하게 반발한 이후다.
대법원에 따르면 이날 전국법원장회의는 사법발전위원회(위원장 이홍훈 전 대법관)가 건의한 사법행정개혁안 등 사법부 신뢰 회복을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열렸다. 이 자리에는 전국 안철상 법원행정처장, 김창보 법원행정처 차장과 전국 법원장 및 기관장 등 39명이 참석했다.
김 대법원장은 본격적인 논의에 앞서 간단한 인사말만 전했다. 그는 인사말에서 “현재 사법부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오늘도 각급 법원 청사 앞에는 재판의 절차나 결과에 승복하지 못하는 사람들의 하소연이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우리의 헌신적인 노력이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김 대법원장은 그러면서 “사법부가 겪고 있는 지금의 아픔은 신뢰받는 사법부로 나아가기 위해 반드시 겪어야 하는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오늘 토론은 사법행정제도 개선안에 관한 대법원의 공식 의견 표명을 앞두고 진행되는 것으로서 매우 큰 의미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사법부 구성원들이 혁신에 대한 열망과 지혜를 모으고 있다”면서 “위기 앞에 지치거나 무너지지 말고 서로를 격려하고 존중하면서 한걸음씩 걸어가자”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는 재판 사무에 관한 당부, 주요 업무현안보고 이후 토론하는 순으로 진행된다. 최근 대법원이 내놓은 사법개혁안방안 관련 논의가 핵심 주제다. 이와 함께 법원행정처 폐지 문제 등도 함께 논의될 전망이다. 특히 사법농단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막바지에 다다르고 있는 상황에서 법관 탄핵 문제 등도 함께 언급될 수도 있다.
조민영 기자 mymi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