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인 화웨이의 최고재무책임자(CFO)이자 창업자의 딸인 멍완저우 부회장이 캐나다에서 체포됐다는 소식에 뉴욕을 비롯한 글로벌 증시가 휘청였다. ‘90일 휴전’ 합의로 해빙 무드에 접어드는 것처럼 보이던 미·중 무역 갈등이 다시 촉발되지 않겠느냐는 시장의 불안감 때문이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간밤 뉴욕 증시는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32%,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15% 떨어졌다. 장 초반에는 멍완저우 부회장의 돌발 악재로 크게 출렁였지만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통화정책에 신중을 기할 것이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낙폭이 점차 만회되는 모습이었다.
화웨이 악재에 따른 영향은 중국 증시에서 더욱 컸다. 상해종합지수는 1.68%, 심천성분지수는 2.44%, CSI300지수는 2.16% 하락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상해 주식을 26억 위안, 심천 주식을 16억 위안 순매도하며 9거래일 만에 처음으로 순매도세로 전환했다. 함께 중화권 증시로 분류되는 홍콩 증시도 좋지 못했다. 홍콩항셍지수는 2.47%, 홍콩H지수는 2.57% 하락세로 마감했다.
KB증권은 “‘화웨이 이슈’는 미·중 무역분쟁 불확실성의 재확대 트리거로 작용하고, 중국 증시의 변동성은 확대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화웨이 이슈 이전부터도 미·중 정상회담 이후 양국은 자국에게 유리한 내용을 언론에 발표했고, 다소 날선 말을 쏟아내기도 했다. 시장의 의구심은 조금씩 커지는 편이다. 양국의 무역 갈등은 수출 중심 구조로서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을 준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