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를 기다리고 있어요” 아기 펭귄 위해 세워진 팻말

입력 2018-12-06 18:53
더도도 페이스북

뉴질랜드의 한 해변에 홀로 남은 아기 펭귄을 위해 친절한 누군가가 팻말을 세웠다.

미국 동물 전문매체 더도도는 3일(현지시간) 아기 쇠푸른펭귄 ‘빌리’의 사연을 소개했다. 스미스씨는 최근 뉴질랜드 크라이스트처치의 한 해변을 지나다 모래사장에 혼자 선 펭귄 한 마리를 발견했다. 펭귄 주변에는 이미 많은 사람이 모여 있었다. 몇몇 사람들이 데려온 반려견들은 호기심을 보이며 펭귄 가까이 다가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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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를 가지고 서둘러 해변으로 돌아온 스미스씨는 펭귄 옆에 팻말 하나가 세워진 것을 발견했다. 박스에 손으로 쓴 투박한 팻말이었지만 따뜻한 마음이 담겨 있었다. 빌리는 자신을 위한 선물이라는 것을 알기라도 한 듯 팻말 옆에 꼭 붙었다.

팻말의 내용은 이렇다.

“안녕하세요. 나는 엄마가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어요. 뉴질랜드 자연보호부(DOC)도 내가 여기 있는 걸 알고 있어요. 나를 혼자 있게 해주세요. 특히 반려견들이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해주세요. 고마워요. 아기 쇠푸른펭귄 빌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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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리가 정말 엄마를 기다리고 있었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자연보호부는 이날 오후 빌리를 펭귄보호소로 데려갔다. 빌리는 사실 부화한 지 2개월이 넘어 어미의 보살핌을 받을 시기가 지났다. 빌리의 몸무게는 550g으로 평균 무게인 900g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작은 몸집을 갖고 있었다.

지구상에서 가장 작은 펭귄인 쇠푸른펭귄은 멸종위기 종으로 뉴질랜드 당국의 보호를 받고 있다. 쇠푸른펭귄은 번식기인 8월에서 12월 사이에 해안으로 올라와 알을 낳는다. 팻말을 세워준 이는 이런 사실을 알고 빌리가 엄마를 기다리고 있다고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

펭귄보호소로 보내진 빌리는 사육사들로부터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고 있다. 빌리는 몇 주 안에 자연으로 돌려보내질 예정이다.

강문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