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살만한 세상] “함께, 우리는 서로의 손발이 되었습니다”

입력 2018-12-07 06:00
출처 :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살아간다는 건 이런게 아니겠니 / 함께 숨쉬는 마음이 있다는 것 / 그것만큼 든든한 벽은 없을 것 같아 / 그 수많은 시련을 이겨내기 위해서…’

발라드 그룹 노을의 노래 ‘함께’의 가사 일부입니다. 이처럼 ‘함께’라는 힘으로 서로 든든한 벽이 되어주며 살아가는 장애인 부부의 사연이 중국 누리꾼들의 심금을 울렸습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4일(현지시간) 중국 북부 네이멍구 자치구에 사는 남편 류하이와 아내 리메이웬의 특별한 사연을 소개했습니다.

육군 참전 용사였던 류씨는 21년전 불의의 사고로 양팔을 모두 잃은 장애인입니다. 아내 리씨도 13세 때 사고로 양쪽 다리를 잃었습니다. 혼자였을 때 장애의 벽은 견디기 힘든 고통을 안겨줬지만 두 사람의 운명적 만남 이후 장애는 더 이상 넘기 힘든 벽이 아니었습니다.

먼저 손길을 건넨 건 남편 류하이였습니다. 2007년 류하이는 한 TV프로그램을 통해 아내 리메이웬을 알게 됐습니다. 서로가 운명이라고 느낀 류하이는 리메이웬의 연락처를 수소문했고, 리메이웬에게 평생을 함께 하자고 고백했습니다. “당신에게는 팔이 있고 나에게는 다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서로의 손발이 돼 행복하게 함께 살 수 있을 것입니다” 라고요.

출처 :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두 달 후 류하이의 고백을 받아들인 리메이웬. 두 사람은 네이멍구 자치구로 이사를 왔고 둘 사이에 소중한 딸도 얻었습니다. 채소 농장과 닭 농장을 운영하며 11년간 딸과 함께 행복하게 살고 있죠. 환상의 짝궁이 된 부부에게 단 한 가지 바람이 있다면, 딸에게 자랑스럽고 떳떳한 부모가 되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들은 중국 누리꾼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타면서 기부와 후원 문의를 끊임없이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부부는 “우리는 농장에서 셋이 먹고살만한 충분한 돈을 벌고 있고, 딸에게 독립심을 가르치고 싶다”고 말하며 정중히 사양했습니다.

힘든 신체적 조건에도 불구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살아가는 부부. 바쁘고 지치는 일상이지만 두 사람이 가르쳐준 행복의 의미를 생각해보는 건 어떨까요?


[아직 살만한 세상]은 점점 각박해지는 세상에 희망과 믿음을 주는 이들의 이야기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아직 살만한 세상을 만들어 가는 ‘아살세’ 사람들의 목소리를 들어보세요. 따뜻한 세상을 꿈꾸는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이신혜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