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해 여성들을 충격에 빠뜨렸던 유해 생리대에 대한 충격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올해 또 다시 생리대에서 1급 발암물질인 라돈이 검출되면서 필수 여성용품인 생리대에 대한 불안감이 지속되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4일 SBS 모닝와이드 3부 ‘생리대’ 편에서는 유해 생리대 파동 이후 생리대의 유해성과 이로 인해 힘들어하는 여성들의 내용을 집중적으로 조명해 업계와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방송에 따르면 유해 성분이 포함된 생리대를 사용하게 되면 생리주기 변화, 생리양 감소, 생리통 증가, 피부알레르기 등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다. 심할 경우 무월경까지 생길 수 있으므로 이를 예방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철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라는 지적이다.
식약처은 전수조사결과 휘발성유기화합물(VOCs) 검출량이 인체에 유해한 수준이 아니라고 발표했지만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여전하다. 믿고 쓸 수 있는 안전한 생리대 찾기가 하늘의 별 따기 수준이라는 말도 나온다.
방송에서 한 전문가는 “단순하게 순면, 유기농 제품이 다 좋은 건 아니다. 흡수제를 포함한 구체적인 성분들을 자세히 살피는 과정이 필요하다”면서 “향이 많이 나거나 고분자 흡수체를 사용하는 제품은 가능한 피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방송에서 다뤘듯 여성용품 소비자들은 생리대를 향한 불안감과는 다르게 이에 대한 관리감독이나 대책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한다. 소비자들은 SNS나 해외직구, 인터넷 쇼핑몰 등을 거쳐 생리컵 같은 생리대 대용품이나 외국산 생리대를 찾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러한 제품 역시 검증된 제품인지를 확실하게 알 수 없어 생리대 불안감을 해소해 주기에는 역부족이다.
전문가들은 객관적이고 안전성을 높인 생리대 제조 기준을 마련하고 규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소비자들 역시 잘못된 정보와 검증 받지 않은 대용품들이 난무하는 현실에서 꼼꼼한 성분 확인을 통해 나에게 맞는 올바른 제품을 선택하는 현명한 안목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여성이라면 누구나 ‘그 날’을 피할 수 없고 사회에서 차지하는 여성의 역할이 커지고 있으므로 생리에 대한 이미지를 보다 현실적으로 만드는 것도 요구된다. 대중매체와 각종 CF에서 보여주는 생리에 대한 이미지는 깨끗하고, 생리대만 쓰면 마음껏 활동해도 관계없다는 것을 보여주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기 때문이다.
거의 모든 여성들은 생리 중일 때 신체적·정신적으로 불편함과 불쾌함이 생기는 탓에 이를 완화해 줄 휴식과 생리휴가 등의 적절한 조치가 마련되길 원한다. 생리 휴가를 쓰는 여성에게 따가운 시선을 보내는 사회적 인식도 넘어야 할 장벽이다.
한편 생리대 유해성 논란이 끊임없이 이어지면서 업계 트렌드는 유기농, 친환경이라는 키워드에 초점을 맞춰 가는 추세다. 이들 제품은 향이나 디자인, 기능성보다는 안전성을 강조하고 있다. 자체적으로 유해물질 검사를 하거나 블로그 등을 개설해 소비자들과 소통하는 업체도 늘고 있다.
유기농 친환경 생리대 나트라케어 브랜드 관계자는 “여성과 생리가 뗄 수 없는 관계인 만큼 생리대 또한 소비자의 올바른 선택이 매우 중요하다”며 “SNS와 온라인 등에서 주어지는 정보를 단순히 받아들이기 보다는 내 몸에 대해 스스로 알고 객관적인 정보와 검증된 생리대를 찾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디지털기획팀 lovo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