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척급 FA 예상 계약금액…협상 장기화로 ‘대체로 흐림’

입력 2018-12-06 09:42 수정 2018-12-06 10:42

모창민(33)이 소속구단인 NC 다이노스와 3년간 최대 20억원의 FA 계약을 맺은 건 지난달 28일이다. 이후 준척급으로 평가되는 FA 선수들의 계약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반대로 올해 FA 시장의 최대어 3명 중 2명이 5일 대형 계약을 벌써 터뜨렸다. 최정(31)은 SK 와이번스와 6년간 106억원이라는 장기 대박 계약을 성사시켰고, 이재원(30)도 69억원이라는 섭섭지 않은 금액에 SK에 잔류를 확정했다.

KT 위즈 박경수(34)는 2014시즌을 마친 뒤 계약기간 4년, 총액 18억2000만원(계약금 7억, 연봉 2억3000만원, 옵션 4년간 연 5000만원)에 LG 트윈스에서 KT로 옮겨왔다. 2015년 0.284, 2016년 0.313, 2017년 0.262 그리고 올해 0.262의 타율을 기록했다. 팀의 주장과 주전 2루수를 맡으면서 꾸준한 활약을 보여줬다.

그래서 나이 등을 고려할 때 이적 가능성이 낮은 만큼 상대적으로 손쉽게 계약이 성사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협상이 예상외로 길어지는 분위기다. 4년 계약 기간을 채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과거 비슷한 상황에서 FA 시장에 나온 선수들을 보면 ‘2+1’년 정도의 계약이 많았다. 금액 역시 4년 전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양측의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KT 투수 금민철(32)은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이적한 선수다. 올해 연봉은 8000만원에 불과하지만 활약도는 억대 연봉 투수들에 결코 뒤지지 않았다. 29게임에 나와 156.1이닝을 책임지며 선발 로테이션의 한 축을 당당히 담당했다. 8승으로 개인 최다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아직 나이가 젊은 만큼 계약기간은 문제가 될게 없지만 금액에서 상당한 이견이 있을 수 있다. 현재로선 10억원 안팎에서 조율될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그러나 금민철의 경우 귀한 좌완 투수라는 점에서 이적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어 보인다.

롯데 자이언츠 노경은(34)의 올해 활약은 토종 1선발급이었다. 선발과 불펜을 가리지 않고 33게임에 출전했다. 9승을 거뒀다. 2013년 10승 이후 최다승이다. 충분히 보상을 받을 수 있는 활약을 했다. 올해 연봉은 1억원에 불과하다. 롯데와 노경은 모두 롯데 잔류에 무게를 두고 협상 중이다. 나이 등을 고려할 때 4년을 꽉 채우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금액의 경우 FA계약 1호인 모창민의 20억원이 기준선이 될 수 있다.

한화 이글스 3인방 가운데 조건이 가장 나은 선수는 이용규(33)다. 지난해 FA자격을 얻고도 권리 행사를 미뤘다. 연봉 5억원 삭감도 감수했다. 그리고 올해 134게임에 나와 144안타를 때려내며 타율 0.293을 기록했다. 30개 도루를 기록하며 전성기의 모습을 일정 정도 회복했다.

2013년 11월 67억원을 받고 한화로 왔다. 그때 금액은 기준이 되지 못한다. 나이와 지난 5년간 보여준 내구성 때문이다. 계약 기간 4년을 모두 채울지도 의문이다. 비슷한 조건의 선수가 팀에 있다. 정근우(36)는 올해 ‘2+1년’ 최대 35억원에 계약했다. 정근우의 활약도에 비하면 이용규가 객관적으로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30억원을 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다만 계약 기간은 정근우보다 좋은 조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송광민(35)은 다소 애매하다. 올해 113게임에 출전했다. 18홈런, 타율 0.297을 기록했다. 다른 팀에서도 구하고 있는 3루수라는 점이 긍정 요인이다. 그러나 많은 나이와 내구성 등이 마이너스 요인이 된다. 장기 및 대형 계약은 어려워 보인다. 모창민과 비슷한 수준에서 한화의 손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최진행(33)은 FA 시기를 잘못 선택했다는 지적이 없지 않다. 차라리 FA권리 행사를 내년으로 미뤘으면 어땠을까 하는 말들이 나온다. 올해 성적이 너무 좋지 않기 때문이다. 57게임밖에 뛰지 않았다. 7홈런에 타율 0.213을 기록했다. 과거 한화의 주포였던 그다. 올해 계약을 맺는다면 10억원을 넘기가 쉽지 않다.

삼성 라이온즈 윤성환(31)도 상황이 매우 좋지 않다. 올해 5승밖에 거두지 못했다. 평균자책점은 6.98까지 치솟았다. 내년이면 우리나라 나이로 39세다. 4년 전 80억원은 비교 대상 자체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계약 기간은 2년을 넘기기 힘들어 보인다. 금액 또한 10억원을 넘을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이밖에 이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넥센 히어로즈 김민성(30)과 이보근(32)은 시장 상황을 좀 더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금액이 충분히 30억원 이상 높아질 수 있다. 삼성 라이온즈 김상수(28)도 젊은 나이와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점에서 구단에서 일정정도 배려할 가능성이 있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