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 타계 이후 정적 관계였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부시 가문 간 화해 무드가 조성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부인 멜라니아 여사는 4일(현지시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등 유가족이 머물고 있는 백악관 영빈관(블레어하우스)을 방문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 장례식 전까지 유가족에게 블레어하우스를 숙소로 제공했다. 이곳은 주로 미국을 방문한 외국 정상들이 묵는 곳이며 ‘환대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트럼프 대통령 부부가 전용 자동차를 타고 백악관 건너편 블레어하우스 입구로 들어서자 ‘아들’ 부시 전 대통령과 부인 로라 부시 여사가 마중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 내외와 차례로 악수했고, 멜라니아 여사는 볼키스로 인사를 나눴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부시 전 대통령의 등에 두어 차례 손을 대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이후 그들은 담소를 나누며 계단을 함께 걸어 올라갔다.
앞서 멜라니아 여사는 로라 여사와 그의 손자·손녀들을 백악관으로 초대해 크리스마스 장식을 보여주기도 했다. 로라 여사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애통한 와중에 행복한 시간이었다. 멜라니아 여사에게 감사를 표한다”고 적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아들 부시 전 대통령의 만남에 대해 AFP는 “한때 격렬하게 싸웠던 정치적 앙숙 간 화해를 보여주고 있다”며 “두 가문은 부시 전 대통령 별세 이후 단합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새벽부터 워싱턴DC 의회의사당에는 수천명에 달하는 조문행렬이 이어졌다고 AP는 보도했다. 지나 해스펠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존 브레넌 전 국장, 조지 테닛 전 국장 등은 시신이 안치된 의사당 중앙홀을 찾아 고인을 기렸다.
특히 부시 전 대통령의 정치적 라이벌이자 오랜 친구였던 밥 돌 전 상원의원(95)은 휠체어를 탄 채 중앙홀에 도착, 부축을 받으며 힘겹게 몸을 일으켜 관을 향해 거수경례를 했다. 돌 전 의원은 2차 대전에 참전했을 때 어깨 부상을 당한 이후 두 손이 마비되고 있고, 여러 지병으로 거동이 매우 불편한 상태다. 돌 전 의원의 조문은 국민들에게 큰 감동을 안기고 있다고 미 언론들은 보도했다.
조민아 기자 minaj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