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 청송군 ‘부동면’, ‘주왕산면’으로 바뀐다

입력 2018-12-05 15:05
단풍이 절정인 주왕산의 가을 모습. 청송군 제공

주산지의 가을 풍경. 청송군 제공

주왕산(周王山)과 주산지(注山池)가 자리 잡고 있는 경북 청송군 부동면이 ‘주왕산면’으로 변경된다.

청송군은 부동면의 명칭변경을 묻는 주민투표에서 면 주민들 99%가 찬성함에 따라 내년 2월쯤에는 부동면이 주왕산면으로 공식화될 예정이라고 5일 밝혔다.

군은 지난달 말부터 4일까지 부동면 12개 마을 1116가구를 대상으로 ‘면 단위 마을 명칭 변경’ 공청회를 열었다. 이와 함께 실시한 투표 결과 참가한 963가구 가운데 952가구가 찬성(98.86%)하고 11가구는 반대(1.14%)했다.

청송군은 지난 9월 군 의원들과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듣고 명칭 변경과 관련한 안건을 의회에 보냈다.
과반수 찬성이 나옴에 따라 앞으로 군 의회는 최종 명칭 변경에 관한 조례 개정 안건을 상정해 승인하게 된다. 이어 군이 경북도에 결과를 통보하면 부동면은 주왕산면으로 다시 태어난다.

군에 따르면 부동면은 일제 강점기에 행정구역 개편으로 생긴 이름이다.
일제는 지역 고유 특성이나 주민 의견을 전혀 반영하지 않고 마음대로 지었다.
청송도호부가 있던 현재 청송읍 동쪽에 자리 잡았다는 이유로 부동면으로 했다고 한다.

부동면 명칭은 1914년 3월 1일 시행한 조선총독부령 제111호인 지방 행정구역 조정으로 생긴 이름이다. 하지만 당시 행정구역 개편은 우리 민족의 목소리를 전혀 담지 않은 채 일제가 지배 편의를 위해 마음대로 이름을 정했다.

부동면에 속하는 주왕산의 폭포 역시 고유지명을 갖지 못하는 아픔을 겪었다.
일제는 1930년대 민족문화 말살 정책에 따라 고유지명을 쓰지 못하게 명칭을 없애고 주왕산 입구에서 들어가는 순서대로 제1, 2, 3폭포로 명칭을 강제 변경했다.

이후 2013년 6월 18일 국토교통부 국토지리정보원은 국가지명위원회를 거쳐 주왕산 제1, 2, 3폭포를 고유지명인 용추, 절구, 용연폭포로 이름을 변경함으로써 80여년 만에 제 이름을 찾게 됐다.

청송군 관계자는 “조례 개정 등 절차가 끝나는 내년 2월쯤 주왕산면이 탄생하게 되면 농산물 판매와 관광객 유치 등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청송=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