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한파가 몰아친 지난 4일 밤 1명이 숨지고 41명이 부상을 입은 경기도 고양시 난방배관 폭발 사고는 1991년 설치된 노후 배관이 한 원인으로 추정됨에 따라 유사 사고 발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에 고양시와 한국난방공사 고양지사 등은 유사사고 예방을 위해 배관에 대해 전수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2800가구에 중단됐던 난방공급은 사고 10시간 만인 5일 오전 7시쯤 임시로 재개됐다.
5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4일 오후 8시40분쯤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역 인근에서 지역난방공사 배관이 터지는 사고로 숨진 손모(69)씨는 배관이 터진 사고 지점을 지나다가 치솟는 섭씨 100도의 고온 물기둥에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화상 부상자는 중상자가 1명 40명이 경상으로 인근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숨진 손씨는 이날 딸과 예비사위와 저녁식사를 마치고 자신의 차를 몰고 귀가 중 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져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손씨가 몰던 차량 주변에서 갑자기 매설된 난방공사 배관이 폭발, 순식간에 물기둥과 토사가 손씨의 차량을 덮쳤다. 손씨는 전신에 화상을 입은 채 뒷좌석에서 발견됐다. 차량은 패인 도로에 빠진 상태였고 앞 유리창은 대부분 파손돼 있었다.
경찰은 "배관이 터진 지점 근처에서 피해자 차량이 발견된 점, 앞 유리가 깨진 점 등으로 추정할 때 순간적으로 치솟은 뜨거운 물이 한꺼번에 차 안으로 쏟아져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며 "이때 중화상을 입고 고립된 피해자가 뒷좌석으로 탈출하려다가 실패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손씨의 시신을 부검할 예정이다.
사고는 4일 오후 8시 40분쯤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지하철 3호선 백석역 인근 한국난방공사 고양지사가 관리하는 850㎜ 열 수송관이 터지며 발생했다.
이 사고로 1명이 사망하고 41명이 중·경화상을 입었다. 또 고양지사가 난방을 공급하는 일산동구 백석동 인근 3개 아파트 단지 2861가구에 열 공급이 중단돼 주민들이 첫 한파에 큰 불편을 겪었다. 난방공사 고양지사는 밤샘 복구작업을 펼쳐 사고 발생 10시간 만인 5일 오전 7시 55분쯤 임시복구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완전복구에는 4∼5일이 더 소요될 전망이다.
한편 고양시와 난방공사 등은 5일 오전 이재준 고양시장 주재로 긴급 대책회의를 갖고 27년 된 낡은 배관이 사고의 한 원인으로 추정됨에 따라 유사 사고 방지를 위해 전수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시는 또 사망자 등 피해자들에 대한 물적·법률적 지원을 위한 다각적인 중재역할에 나섰다.
고양=김연균 기자 yk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