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앞둔 딸과 웃으며 외식했는데… 백석역 사고 사망자 사연

입력 2018-12-05 10:28 수정 2018-12-05 13:50
사진은 기사와 직접적인 연관이 없습니다. 4일 오후 백석역 인근 온수관 파열 사고 현장에서 촬영된 모습. 이다니엘 기자



백석역 인근 온수관 파열 사고로 고립된 차량에서 사망한 60대 남성의 사연이 알려져 안타까움을 주고 있다. 자녀들과 외식하고 나서 각자 헤어진 뒤 얼마 되지 않아 참변을 당했기 때문이다.

60대 남성 A씨는 4일 저녁 늦게 발생한 온수관 파열 사고 직전까지 가족과 함께 있었고, 헤어진 지 10여분 뒤에 사고를 당했다고 노컷뉴스가 5일 보도했다. 고양시청 등이 안전 재난 문자에 밝힌 온수관 파열 시점은 이날 오후 9시쯤이다. A씨의 가족은 30분 전인 8시30분까지 함께 있었다고 했다고 한다.



A씨는 결혼을 앞둔 작은 딸, 예비 사위와 함께 이날 백석역 인근 식당에서 저녁을 먹었다. 20년 전 부인과 헤어진 뒤 혼자 생활을 해 온 A씨는 결혼한 큰딸 내외나 작은딸과 매주 1~2회 만날 정로도 사이가 좋았다고 노컷뉴스는 전했다.

아버지의 사고 소식을 자정이 다 돼서 전해 들은 작은딸은 노컷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조금 전까지 웃으며 밥을 먹었던 아빠가 돌아가셨다는 것이 믿기지 않는다"며 울먹였다. 작은딸은 내년 4월 결혼을 앞두고 있다고 했다.

4일 오후 8시43분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백석역 3번 출구 인근에서 발생한 온수배관 파열 사고로 주변에 수증기가 가득 차 있다. 이번 온수관 파열로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이 화상 등의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뉴시스 사진=독자제공


A씨의 차량은 사고 직후 긴급 복구 과정에서 나왔다. A씨의 차량은 사고 인근의 무너진 도로에 빠져 있었다. A씨는 차량 뒷좌석에서 발견됐다. 경찰은 차 안에서 화상을 입은 채 발견된 A씨의 정확한 사망 원인을 조사하겠다고 했다. 현장 복구 작업에 나선 일산 소방서 측은 온수가 쏟아져 나올 때의 강한 압력 때문에 A씨의 차량 유리창이 다 부서졌다고 했다.





4일 경기도 고양시 백석역 인근에 매설된 온수관이 파열된 이번 사고로 A씨가 숨지고, 20명이 넘는 이들이 화상을 입거나 다쳤다.

4일 오후 8시43분쯤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 백석역 3번 출구 인근에서 발생한 온수배관 파열 사고로 주변에 수증기가 가득 차 있다. 이번 온수관 파열로 주변을 지나던 시민들이 화상 등의 부상을 입어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뉴시스 사진=독자제공 photo@newsis.com

신은정 기자 se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