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석역 일대, 용암수처럼 부글부글 끓어올라” 목격자가 전한 상황

입력 2018-12-05 10:05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백석동에서 4일밤 발생한 열 수송관 파열사고 당시 주변 도로가 펄펄 끓는 물에 잠겨 있었다는 목격담이 나왔다.

목격자 조성진씨는 5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운동을 하던 도중 ‘불이 난 것 같다’는 아이 전화에 밖을 내다보니 안개가 자욱해서 3~4층 높이 건물들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수증기가 가득했다”고 말했다.

사고는 4일 오후 8시43분쯤 백석동 백석역 인근 도로에서 난방 배관이 파열되면서 발생했다. 섭씨 100도 가까운 물기둥이 솟구쳐오르면서 근처에 있던 송모(69)씨가 숨지고 시민 25명이 손과 다리에 중화상을 입어 병원으로 후송됐다. 뜨거운 물이 인도까지 덮치면서 발에 화상피해를 입은 시민들이 다수 발생했다.

조씨가 사고를 인지한 시점은 배관이 파열된 지 15~20분 가량 지난 시점이었다. 그는 “인도까지 차오른 게 그냥 빗물 같은 게 아니라 라면 끓는 물처럼 넘쳤다”면서 “용암수처럼 부글부글 막 끓어올랐다”고 긴박했던 상황을 전했다. 사회자가 ‘15~20분 지난 상황이었는데도 물이 부글부글 끓고 있었냐’고 묻자 조씨는 “계속 물이 넘쳐나는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고양시와 한국지역난방공사에 따르면 사고가 발생한 배관은 850㎜ 열 수송관으로 1991년 설치됐다. 27년이나 지난 낡은 배관이다보니 고압의 온수를 견디지 못한 채 터져나온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에서는 백석역 주변에서 ‘싱크홀’(땅꺼짐) 현상이 발견됐다는 점을 들어 이전부터 배관에 조금씩 물이 새나갔던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