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A씨는 4일 점심 시간을 앞두고 뜻밖의 문자를 한 통 받았다. ‘래미안 리더스원 잔여세대 신청안내’라는 제목의 문자였다.
이 아파트는 청약만 되면 최대 4억원의 시세차익이 발생해 ‘로또 아파트'라 불리며 시장의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지난 달 송파구 삼성 래미안갤러리엔 견본주택을 보기 위해 사람들이 몰리면서 대기실에서 30여분을 기다린 뒤에야 20~30명씩 청약 접수창구로 들어갈 수 있었다.
1시간 30분을 기다려 상담한 뒤 A씨는 청약을 포기했다. 당첨 가능성이 낮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다. 그리고 1순위 청약에는 232가구 모집에 9761명이 몰려 41.69대 1의 평균 경쟁률을 보였다.
문자는 높은 경쟁률을 보이던 이 아파트에 잔여세대 ‘26세대’가 있다며 A씨에게 5일까지 신청하라고 했다.
4일 분양업계에 따르면 래미안 리더스원의 분양 당첨자 232명 중 16.4%인 38명이 부적격자로 판정됐다. 부적격자가 발생하면서 미계약 물량도 속출했다. 전체 232가구 중 26가구가 미계약 물량으로 남았다. 무엇보다 111가구로 공급 가구수가 가장 많았던 전용 84㎡A에서 잔여 물량이 가장 많이 나왔다. 전용면적별로는 83㎡A 5가구, 84㎡A 17가구, 84㎡B 3가구, 84㎡C 1가구다.
이유는 청약제도 개편 내용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했거나 강화된 대출규제로 자금조달이 막힌 당첨자들이 계약 포기로 마음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9억원 초과 분양주택에 중도금 집단대출이 제한되자 자금줄이 막힌 청약자들이 계약 포기를 결정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단 청약하고 자금을 마련하자는 청약자들이 대거 몰린 탓”이라며 “자금을 구하기 어려운 사람들은 청약을 포기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