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들어서 골든글러브 8개 부문 가운데 2년 연속 수상자가 나오지 않은 부문이 있다. 투수와 2루수다.
투수의 경우 해태 타이거즈 선동열이 1988년부터 1991년까지 4회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적이 있다. 또 현대 유니콘스 정민태가 1998년과 1999년 2년 연속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이후 한 번도 2년 연속 수상자는 나오지 않았다.
2루수의 경우 삼미 슈퍼스타즈와 청보 핀토스에서 뛰던 정구선이 1983년부터 1985년까지 3년 연속으로 골든글러브를 가져갔다. 이어 삼성 라이온즈 김성래가 1986년부터 1988년까지 3년 연속, 같은 팀 강기웅이 1989년과 1990년 2년 연속, 롯데 자이언츠 박정태가 1991년과 1992년 2년 연속 수상했다. 박정태는 또 1998년과 1999년에도 2년 연속 수상 경력이 있다.
그런데 2000년대 들어선 연속 수상 기록이 없다. KIA 타이거즈 안치홍은 2011년과 2017년, 넥센 히어로즈 서건창은 2012년, 2014년, 2016년 등 징검다리 수상을 했다. 또 한 명의 대표적 2루수인 한화 이글스 정근우도 2006년, 2009년, 2013년 등 띄엄띄엄 수상한 전력이 있다.
반면 포수에선 두산 베어스 양의지가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 연속 수상했다. 1루수에선 NC 다이노스 에릭 테임즈가 2015년과 2016년 연속 수상했고, 앞선 3년 동안은 넥센 히어로즈 박병호가 내리 받았다.
유격수의 경우 두산 김재호가 2015년과 2016년 연속 수상했고, 앞서 2012년부터 2014년까진 넥센 강정호의 독무대였다. 외야수 부문에선 KIA 최형우가 2016년과 2017년 2년 연속 수상한 게 최근 연속 기록이다. 지명타자 부문에선 삼성 라이온즈 이승엽이 2014년과 2015년 연속 수상했고, 앞서 2008년부터 2011년까진 롯데 홍성흔이 4년 연속 수상한 경력이 있다. 2루수 부문 연속 수상 기록은 안치홍이 올해 세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투수 부문은 올해도 어려워 보인다. 양현종은 지난해 20승을 올렸지만, 올해는 13승에 그쳤다.
2016년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더스틴 니퍼트는 2016년 22승에서 2017년 14승으로 떨어졌다. NC 다이노스 소속이던 에릭 해커는 2015년 19승으로 수상했지만, 2016년엔 13승으로 처졌다. 2013년 넥센 소속 시절 손승락은 46세이브를 올리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지만 이듬해엔 32세이브를 거두는 데 머물렀다.
한화 이글스 소속이던 류현진도 2006년과 2010년에 나눠 받았고, SK 김광현은 2008년 단 한 차례밖에 수상하지 못했다. 210승의 최다승 투수인 송진우도 2002년 단 한 차례 수상에 그쳤다. 롯데 최동원도 1984년이 처음이자 마지막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해였다.
투수의 경우 그만큼 꾸준하게 잘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수상 당시 무리한 투구로 인해 이듬해엔 부상을 당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 한 해 반짝하는 투수보다는 철저한 관리 속에서 투수들을 조련하는 시스템 구축의 필요성이 다가온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