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헥터 노에시(31)는 2016년 31게임에 등판해 15승 5패, 평균자책점 3.40을 기록했다. 206.2이닝을 책임졌다. 이어 지난해엔 30경기에 출전해 20승 5패, 평균자책점 3.48을 남겼다. 210.2이닝을 소화했다. 그리고 올해 성적은 다소 떨어진다. 29경기에 나와 11승 10패, 평균자책점 4.60을 기록했다. 174이닝을 투구했다.
헥터는 3년 동안 90경기에 출전해 46승 20패, 평균자책점 3.79를 기록했다. 582.1이닝을 소화했다. 한 해 평균 190이닝 이상씩 던져주고 15승 이상씩 꼬박꼬박 챙겨줬다는 의미다.
헥터의 올해 연봉은 200만 달러였다. 그렇다면 헥터를 대신할만한 외국인 투수를 구할 수 있을까. 한마디로 쉽지 않다. 왜냐하면 신규 외국인 선수의 계약금과 연봉, 옵션을 모두 포함해 총액 100만 달러로 제한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구단들의 움직임을 보면 한국시리즈가 끝난 지 한 달 새 신규 외국인 영입을 발빠르게 진행하고 있다. 그것도 100만 달러에 꼭 맞춰서다.
한화 이글스는 우완 투수 워릭 서폴트(28)를 100만 달러에 신규 영입했다. KIA 타이거즈도 우완 투수 제이콥 터너(27)를 100만 달러에 데려왔다. LG 트윈스도 1루수 우타자 토미 조셉(27)과 우완 투수 케이시 켈리(29)를 신규 외국인 선수 상한선인 100만 달러에 영입했다. NC 다이노스도 우완 투수 에디 버틀러(27)와 우완 투수 드류 루친스키(30)를 데려오면서 각각 100만 달러씩을 지불했다. 상한선을 제대로 지키는 모양새다.
지난 9월 이사회 결정 당시 외국인 선수의 계약 규정 위반 시에는 해당 계약은 무효로 하고 선수는 1년간 참가활동을 정지하며 구단에는 다음 연도 1차 지명권 박탈과 제재금 10억원을 부과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즘 분위기는 2013년까지 존재했던 30만 달러 몸값 제한 때와 비슷하다. 당시 발표액은 언제나 30만 달러였다. 물론 이번에는 자체 제재 규정이 있다는 점이 다를 뿐이다.
100만 달러 상한선이 제대로 지켜질지는 좀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 만약 제대로 지켜지면서 선수들 또한 훌륭한 기량을 발휘한다면 제도가 정착될 수 있다. 그러나 과거 연봉 상한선을 스스로 붕괴시킨 것 또한 구단들이다. 이면 계약 여부에 대한 검증 절차는 반드시 거쳐야 한다. KBO 내 TF 구성 또는 외부 감사 기구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만약 실제 100만 달러 이내의 선수를 데려온 것이라면 시즌 개막 후 그들의 실력을 유심히 지켜봐야 한다. 헥터급이 아닌 기량이 떨어지는 선수들이 리그에 미치는 영향을 말이다. 좋은 선수가 과연 100만 달러에 오겠느냐는 한 야구 감독의 말을 되새겨볼만 하다. 100만 달러 상한선의 명과 암은 2019 시즌 개막 후 곧바로 드러나게 될 것이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