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계 최고 권위의 발롱도르 시상식이 때 아닌 성희롱 논란에 휘말렸다. 한 사회자가 여성 발롱도르의 수상자에게 섹시 댄스를 요구하면서다. 여성 발롱도르는 성 평등을 위해 올해 처음 신설됐다.
올림피크 리옹의 아다 헤게르베르그(23)는 4일(한국시간) 프랑스 파리 그랑 팔레에서 열린 2018 발롱도르 시상식에서 여성 발롱도르 최초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헤게르베르그는 “여자 발롱도르를 신설한 주최 측에 감사하다”며 “여자 축구에 의미 있는 행보”라고 말했다.
그러자 프랑스의 음악 프로듀서 마르탱 솔베이그(42)는 “내가 킬리안 음바페를 위해 준비한 세리머니를 봤을 텐데 같은 것을 요구하려고 한다”며 “트워킹(twerking) 출 수 있느냐”고 물었다. 트워킹은 자세를 낮추고 엉덩이를 흔드는, 일종의 섹시 댄스다. 헤게르베르그는 단호하게 “아니오”라고 말하고 돌아 나가려는 듯한 제스처를 취했으나, 이내 다시 돌아와 트워킹이 아닌, 다른 가벼운 춤을 췄다.
생중계를 접한 전 세계 축구 팬들은 분노했다. 외신들도 “경솔한 행동”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영국 미러와 가디언 등은 “성 평등을 위한 시상식에서 성희롱을 한 진행자” “첫 여성 발롱도르가 ‘트워킹 출 수 있느냐’는 질문 때문에 퇴색됐다”고 지적했다.
논란이 커지자 솔베이그는 트위터에 “트워킹을 추라고 요구한 것이 아니라 프랭크 시내트라 노래에 춤을 추자고 한 것”이라고 사과했다. 헤게르베르그도 “솔베이그가 후에 진심으로 사과했다”며 “그 당시에 성희롱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발롱도르”라고 일축했다.
전형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