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보류선수 제외 명단에는 73명이 포함됐다. 방출이다. 외국인 선수 15명을 제외하면 58명이 된다. 일부는 은퇴 뒤 코치로 자리를 잡거나 다른 구단으로 둥지를 옮겨 생존한 선수도 있다. 20명이 채 되지 않는다. 대부분 야구선수 생명을 위협받고 있다.
실패는 할 수 있으되 재기의 기회는 주어져야 한다. 그러기에 2차 드래프트를 활성화하는 방안을 강구해볼 필요가 있다. 9구단으로 창단했던 NC 다이노스의 선수수급을 위해 처음 도입됐다. 또한 1군에서 출장 기회를 보장받지 못한 2군 선수들에게 기회를 주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2011년 시즌 뒤부터 격년제로 시행되고 있다. 보호선수 40명에서 제외된 선수를 지명할 수 있다. 각 구단은 3명까지 지명할 수 있고, 특정팀에서 4명을 초과해 지명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3라운드까지 진행된다. 선수를 지명하는 구단은 1라운드 지명 선수의 경우 3억원, 2라운드 2억원, 3라운드 선수를 지명하게 되면 1억원을 원소속구단에 보상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100명이 넘는 선수들이 2차 드래프트를 통해 선수 생명을 연장했다. 성공 사례도 꽤 많다. 올해 홀드왕인 오현택(33)은 지난해 두산 베어스에서 한 경기도 출전하지 못했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롯데 자이언츠로 옮긴 뒤 무려 72게임에 등판해 25홀드를 올렸다. 금민철(32)은 지난해 넥센 히어로즈에서 4승에 그쳤지만, 2차 드래프트로 KT 위즈로 옮긴 뒤 8승을 올렸다. 그리고 어엿하게 FA자격을 취득했다. 손주인(35)도 LG 트윈스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해 쏠쏠한 활약을 펼쳤다.
이처럼 기회가 주어지면 1군에서 제2의 전성기를 펼칠 베테랑들이 꽤 있다. 이들에게 방출의 칼날을 들이댈 게 아니라 2차 드래프트를 통해 기회를 주는 게 마땅하다. 그러기에 격년제보다는 매년 개최하는 게 필요하다. 또한 너무 높은 보상금 규정도 완화하고, 3명으로 한정된 쿼터 역시 늘리는 쪽으로 검토해야 할 때가 됐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