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항서 감독이 이끄는 베트남 축구대표팀이 필리핀을 꺾고 결승 진출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베트남 축구대표팀은 2일 필리핀 바콜로드 시티에 있는 파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아세안축구연맹(AFF) 스즈키컵 4강 1차전에서 필리핀을 2대 1로 꺾었다. 전반 12분 응우옌 아인득의 선제 헤딩골로 앞서가다 필리핀에 동점골을 허용했지만, 후반 3분 만에 터진 판반득의 결승골을 잘 지켰다. 베트남이 이번 대회에서 실점한 것은 처음이다.
4강전은 홈 앤드 어웨이 방식으로 치러지며, 2차전은 6일 베트남 하노이 미딘 스타디움에서 열릴 예정이다. 베트남은 홈경기에서 무승부만 기록해도 결승에 진출한다. 베트남이 결승에 진출하면 태국과 말레이시아 간 경기 승자와 맞붙는다. 베트남은 2008년 이후 10년 만에 우승을 노리고 있다.
계속되는 ‘박항서 매직’ 효과로 베트남 현지 축구 열기는 최고조에 올라있다. 하지만 박 감독은 냉정한 태도를 유지했다. 그는 경기 후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멈출 수 없다. 미딘 스타디움에서 열리는 2차전에 더욱 집중해야 한다”며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베트남 국영 매체 VN익스프레스는 박 감독의 이런 심정을 잘 보여주는 사진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박 감독은 3일 베트남 하노이로 이동하는 비행기가 이륙한 뒤 선수들에게는 휴식을 취하라고 하면서 스태프에게 곧장 노트북을 가져오라고 지시했다. 전날 필리핀과의 4강 1차전 경기를 복기하려는 거였다. 매체는 “박 감독이 비행시간 대부분을 필리핀과의 경기를 분석하면서 보냈다”고 전했다.
백상진 기자 shark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