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두산 베어스 1차 지명선수다. 계약금은 3억5000만원이었다. 지난해 20경기에 출전해 3승 3패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5.55였다. 올해는 일취월장했다. 40게임에 등판해 122.2이닝을 소화했다. 10승 3패 2홀드를 기록했다. 평균자책점은 5.28이었다. 두산 이영하(21)다. 21세 청년이 올해 거둔 성적만으로도 칭찬받아 마땅하다.
그런데 더 칭찬받는 일이 있다. 지난 4월 30일이다. ‘첫 볼넷’을 제안하는 승부조작 브로커의 전화를 받았다. 단호히 거절했다. 며칠 뒤 또다시 전화가 오자 구단에 신고했다. 구단은 KBO에 즉시 알렸다.
KBO는 지난달 27일 상벌위원회를 열어 이영하에게 포상금 5000만원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자신의 올해 연봉 4200만원보다 큰 금액이다. 그런데 이영하는 전액을 불우이웃과 모교 후배들에게 쓰겠다고 했다.
그리고 3일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는 이영하에게 올해의 선수상을 수여했다. 선수들이 직접 뽑은 상이다. 다른 선수들에게 모범이 되는 프로선수의 모습을 보여줬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영하의 용기에 선후배들이 감사의 뜻을 표시한 셈이다.
승부조작의 유혹은 쉽게 벗어날 수도 근절되지도 않는다. 그리고 내년 시즌이 되면 또다시 마수를 뻗칠지 모른다. 이영하의 용기와 이에 상으로 화답한 선후배들의 뜻이 하나로 모여 승부조작이 근원적으로 사라지길 기대한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