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울루 벤투 축구대표팀 감독이 4일 조기 소집될 대표팀 명단을 발표한다. 한 달 앞으로 다가온 2019 아랍에미리트(UAE) 아시안컵을 위한 밑그림이다.
이번에 발표하는 인원들은 아랍에미리트로 떠날 최종 명단은 아니다. 오는 11일 울산에서 소집해 훈련할 25~28명 수준의 예비명단이다. 본래 축구협회 규정대로면 아시안컵 개막 보름 전이 돼야 전 선수단을 소집할 수 있다. 하지만 벤투 감독은 새로운 선수들을 살펴보기 위해 협회에 소집 날짜를 당겨 달라고 요청했다. 소집 일정을 열흘가량이나 앞당기는 건 매우 이례적인 일인 만큼 아시안컵 우승을 향한 벤투 감독의 열정과 의지가 돋보이는 대목이다.
벤투 감독 부임 이후 지난 6차례의 평가전을 치르는 동안 아시안컵에 출전할 정예요원들의 윤곽은 어느 정도 잡혔다. 벤투 감독은 6번의 A매치를 치르는 동안 36명의 선수를 대표팀에 소집했다. 다만 목표인 우승을 노리기 위해선 매 경기 정예 멤버만 가동하는 총력전을 펼칠 수는 없는 일. 그들의 부상이나 컨디션 난조 등 예상치 못한 변수에도 대비해야 한다. 이번 조기소집에서 벤투 감독에게 눈도장을 찍는 이들이 플랜B의 일원으로 될 것으로 보인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활약하는 손흥민과 기성용, 독일 무대에서 활약하는 황희찬과 이재성, 이청용 등 유럽파와 정우영 같은 중동파 선수들의 참여는 불가능하다. 그에 따라 이번 조기 소집은 마지막 엔트리 선정을 앞두고 최근 K리그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친 선수들을 직접 점검하겠다는 생각으로 보인다. 마지막으로 선수들 몸 상태를 눈으로 살펴보며 원석 가리기에 전념하겠다는 것이다.
그동안 제한된 시간만 부여받으며 별다른 활약을 펼치기 어려웠을 선수들에겐 천금 같은 기회다. 아시안컵으로 향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앞두고 국내파 선수들의 동기부여 역시 특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붙박이로 활약하던 남태희가 십자인대 부상을 당하며 공백이 생긴 2선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한국은 아시아 무대에서 영원한 강호로 꼽히지만 최근 아시안컵에서의 활약은 그렇지 않았다. 번번이 끝자락에서 미끄러지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한국의 마지막 우승은 무려 58년 전인 1960년이다. 아시안컵 우승 시 컨페더레이션스컵에 나갈 수 있다는 것도 매우 매력적이다. 컨페더레이션스컵에서 얻은 경험은 2022 카타르월드컵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벤투 감독은 6번의 A매치에서 3승 3무의 무패행진을 이어갔다. 그 상승세를 아랍에미리트로 무대를 옮겨서도 고스란히 이어 가야 한다. 그간 평가전을 통해 실험했던 부분들을 증명해야 할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첫 번째 본 고사를 향한 카운트다운이 시작됐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