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서울 주택가격 상승폭이 1년 2개월 만에 가장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 9·13 대책으로 서울 아파트값이 진정 국면에 들어간 사이 단독주택 가격은 큰 폭으로 뛰었다.
한국감정원이 3일 발표한 ‘11월 전국 주택가격동향’을 보면 서울 주택매매가격은 한 달간(10월 15일~11월 12일) 0.20% 올라 전월(0.51%) 대비 절반 수준으로 상승폭이 축소됐다. 지난 2017년 9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서울은 9·13대책 이후 관망세로 돌아서면서 상승폭이 줄었다. 서울 아파트값의 11월 상승률은 전월(0.58%)보다 10분의 1수준인 0.05%에 그쳤다. 강북 14개 구는 개발 호재가 있거나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지역만 가격 상승세를 이어갔지만 전반적으로 매수자나 매도자 모두 관망세를 보였다. 광진구(0.36%)를 제외한 중구(0.45%), 강북구(0.45%), 종로구(0.43%) 등 모든 구에서 상승폭이 축소됐다. 강남에서는 재건축 및 단기 급등 단지에서 급매물이 나오면서 송파구(-0.08%), 강남구(-0.06%) 등이 하락 전환했다.
인천은 역세권 인근 단지와 정비사업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탔다. 경기는 서울 인접 지역과 그동안 상승폭이 낮았던 지역을 중심으로 오름세를 탔지만 지난달 대비 전체적인 상승폭은 줄어들었다.
지방 주택가격은 0.02% 오르며 1년 만에 상승세로 돌아섰다. 부산·울산과 경상남도 등은 공급 증가와 경기 침체로 약세를 보였지만 대전, 대구, 광주가 상승세를 탔다. 전남, 세종 등은 상승폭이 확대됐다.
서울의 아파트값은 주춤했지만 단독주택 가격은 대폭 뛰었다. 같은 기간 상승률이 0.88%로 전월(0.71%) 대비 0.17%포인트 올랐다. 지난 2008년 6월(2.08%) 이후 최대 상승폭이다.
감정원 측은 “서울 단독주택시장은 그동안 꾸준한 상승세를 거듭해왔고 지난달 노후주택 밀집 지역에서 진행된 일부 정비사업이 주변 집값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며 “서울 아파트시장이 규제에 막혀 투자가 어렵게 되자 투자자들이 눈을 돌린 것도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11월 전국 전셋값은 수도권이 하락 전환했고 지방은 내림세를 유지하면서 0.09% 내렸다. 서울은 신규 물량 증가의 영향으로 안정세를 보이며 보합 전환했고 경기에서는 낙폭이 확대됐다. 지방은 물량에 따라 가격 변동률 편차가 크게 나타났다. 울산(-0.98%)과 충남, 제주 등은 공급 증가와 경기 침체 영향을 받아 약세를 보였지만 대전, 광주, 세종(3.59%) 등 공급 부족 지역은 상승세였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