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경기도 고양시가 교향악단을 창단한다고 했을 때 클래식계에는 “이제 와서 왜?”라는 분위기가 강했다. 수원(1982)을 비롯해 과천(2001) 성남(2003) 용인(2004) 등이 오래전 악단을 창단한 것에 비하면 10년 이상 늦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양시교향악단(사진·이하 고양시향)의 기획공연 ‘마스터피스 시리즈’의 성공을 보면 “이제라도 다행”이란 말을 하게 된다.
고양시향은 오는 7일 예정된 ‘마스터피스 시리즈 Ⅳ’를 비롯해 창단 후 올해 처음 진행된 기획공연 4회가 전석 매진됐다고 3일 밝혔다. 고양시향은 고양아람누리 아람음악당에서 진행될 이 시리즈 마지막 공연에서 차이콥스키 ‘바이올린 협주곡’과 브람스 ‘교향곡 제2번’을 연주한다. 특히 이번 공연은 1인당 티켓을 최대 4매까지만 구매할 수 있다는 조건이었는데도 이미 10월 초 매진됐다. 이지원 고양시향 사무국장은 “티켓을 구하기 어렵다는 시민들의 의견이 있어서 구매 제한을 했는데, 금방 매진돼 우리도 놀랐다”고 말했다.
인기 비결은 일단 높은 공연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이탈리아 출신 지휘자 카를로 팔레스키는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심포니, 독일 프랑크푸르트 심포니 등 세계 유명 오케스트라를 이끌었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고양시향을 지도했다. 협연자는 피아니스트 문지영, 플루티스트 김유빈, 첼리스트 문태국, 바이올리니스트 신지아로 하나같이 젊은 실력파였다. 프로그램은 1부 서곡과 협주곡, 2부에는 교향곡으로 균형감 있게 구성됐다.
교육 수준이 높고 문화 향유 욕구가 강한 시민들의 특성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탁계석 음악평론가는 고양시향의 성공에 대해 “고양시민의 높은 문화적 욕구와 수준 높은 공연이 결합한 결과”라고 평가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