래퍼 산이(33)가 콘서트 도중 “페미(페미니스트)는 정신병”이라고 소리쳐 논란이 일고 있다. 소속사 대표 래퍼 라이머가 곧바로 공연을 중단시키고 무대에 올라 진화에 나섰지만 불길이 거세지고 있다.
산이는 2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브랜뉴이어 2018’ 콘서트에 참석했다. 산이는 최근 벌어진 이수역 폭행 사건이 성 대결 양상으로 번질 때 관련 영상을 올리며 남성 측 입장에 힘을 실었었다. 때문에 여성을 혐오한다는 비판에 휩싸였고 이후 산이는 신곡 ‘페미니스트’를 발표해 논란을 더 키웠다. 이 곡에는 ‘지금의 너가 뭘 그리 불공평하게 자랐는데’ ‘나도 할말 많아 남자도 유교사상 가부장제 엄연한 피해자야 근데 왜 이걸 내가 만들었어? 내가 그랬어?’ ‘왜 미투해? 꽃뱀? 걔넨 좋겠다 몸 팔아 돈 챙겨’ 같은 가사가 담겨 있다. 이후 “이 곡은 여성을 혐오하는 곡이 아니다”라는 입장문을 올렸다. 이날 무대는 ‘여성 혐오’ 논란 후 맞은 첫 공식석상이었다.
콘서트 막바지쯤 산이가 무대에 오르자 일부 관객이 야유를 보냈다. 산이는 “내가 싫으냐”고 묻고는 “나는 여러분이 좋다. (나를) 왜 싫어하느냐. 난 여러분을 사랑으로 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야유가 더 커지면서 급기야 ‘산이야 추하다’ 등이 적힌 돼지 인형이 무대에 날아들었다.
산이는 격분하며 작심한 듯 “이곳에 워마드, 메갈이 있느냐. 워마드 NO, 페미니스트 NO, 너넨 정신병”이라고 외쳤다. 이어 “네가 날 존중하지 않는데, 내가 널 존중할 필요는 없다”며 “여러분이 (콘서트 장에) 돈 주고 들어왔지만, 돈 내고 음식을 먹는다고 음식점에서 ‘깽판’ 칠 수 있는 건 아니다. 정상적인 여성을 지지한다. 워마드, 메갈은 사회악”이라는 말을 남긴 뒤 퇴장했다.
분위기는 삽시간에 냉랭해졌다. 관객들은 “사과하라”는 구호를 외쳤고 결국 산이 소속사 사장인 래퍼 라이머가 공연을 중단시키고 무대 위로 올라와 “기분 상한 사람이 있다면 이 자리를 빌어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말했다. 마지막 단체 무대에서는 산이는 오르지 않았다.
산이는 콘서트 다음 날인 3일 자신의 트위터에 “‘웅앵웅’ COMING SOON”이라며 신곡 발표를 예고했다.
앞서 산이는 ‘페미니스트’에 이어 신곡 ‘6.9cm’를 발표하고 ‘페미코인 입 열때마다 역겨운 랩’ ‘메갈민국 어제 올린 곡 덕분에 행사 취소’ ‘마녀 사냥 내게 왜 덮어 씌워’라는 가사를 담기도 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