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라배마 쇼핑몰 총격’ 12살 소녀 구한 청년의 기도

입력 2018-12-03 10:44
추수감사절에 발생한 앨라배마 쇼핑몰 총격 사건 당시 위험을 무릅쓰고 열두 살 소녀를 살린 10대 청년이 영웅이 됐다. 칭찬이 이어지자 그는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모든 일에는 주님의 뜻이 있으며 내가 소녀를 살린 것 또한 모두 하나님의 뜻”이라고 고백했다.

FOX6 캡처

미국의 지역뉴스 매체인 FOX6는 지난 22일(현지시간) 앨라배마 쇼핑몰 총격 사건 현장에서 용감하게 나서서 부상자에게 응급처지를 한 주 방위군(National Guardsman) 라샤드 빌링슬리(18)의 활약상을 소개했다.

빌링슬리는 운동화를 사러 쇼핑몰에 들렸다가 총소리를 들었다. 주 방위군인 그는 평소 훈련받은 대로 사람들이 뛰쳐나오는 곳을 향해 뛰어갔다. 그는 부상을 입은 열두 살 소녀 몰리 베넷을 발견하고 달려갔다.

빌링슬리는 “소녀를 들어 올리자 셔츠의 등 뒤에서 피가 흐른다는 걸 알게 됐다”면서 “출혈이 계속되면 위험하다고 판단하고 황급히 쇼핑몰 옷걸이에 걸려 있던 셔츠를 꺼내 상처를 압박했다”고 말했다. 군대에서 의무병 교육을 받아 응급처치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다.

그는 의료진이 도착할 때까지 베넷을 돌봤다. 베넷은 빌링슬리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졌다. 병원으로 후송돼 적절한 치료를 받은 뒤 현재 집에서 가족과 함께 안정을 취하고 있다.

빌링슬리는 “꼬마 아이가 정말 강하고 용감했다”면서 “소녀가 나아졌다니 기쁘다”라고 소감을 전했다. 베넷의 어머니는 “빌링슬리의 용감하고 민첩한 행동이 딸을 구했다”면서 “그는 우리 딸을 살려낸 영웅”이라고 감사해 했다.

빌링슬리는 지난 26일 자신을 칭찬하는 베넷 가족의 글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고 자신의 신앙을 간증하기도 했다.

그는 “가장 먼저 제가 바로 그 쇼핑센터에 있었고 또 소녀를 살릴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싶다”면서 “신앙심 깊은 기독교인으로서 모든 일에 이유가 있다고 믿는다. 아마 제가 몰리를 살리는 일에도 다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또 “바로 그 자리에서 상처 입은 소녀를 발견한 것도, 또 제가 군대에서 응급처지 교육을 받았던 것도 모두 소녀를 살리려는 주님의 뜻 아니었을까”라면서 “몰리를 도울 수 있어서 기쁘다. 진짜 영웅은 제가 아니라 강하게 이겨낸 몰리 자신”이라고 덧붙였다.

페이스북 간증글에 네티즌들은 2000여개의 좋아요와 670여건의 공유를 누르며 공감했다. 네티즌들은 “현실세계의 진짜 슈퍼 히어로”라거나 “정말 멋진 사람이네요.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길”이라는 댓글로 칭찬했다.

앨라배마 쇼핑몰 총격 사건은 지난 22일 밤 9시50분쯤 후버시 인근 리버체이스 갤러리아 쇼핑몰에서 시작됐다. 용의자 애런 브라운(20)은 사건 당일 한 남성과 몸싸움을 벌이다 권총을 꺼내 총을 쏴댔다. 총격으로 몰리를 포함한 3명이 다쳤다. 현장에 출동한 경찰은 에만틱 브래포드 주니어(21)를 가해자로 여기고 사살했지만 이후 오인 사격으로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현장에서 도망쳤던 브라운은 지난 28일 사우스풀턴의 친척 집에 숨어있다 체포됐다.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