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현안 입닫은 문대통령

입력 2018-12-03 05:05

문재인 대통령 순방기간 국내에서는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단의 비위 문제 등 여러 현안이 발생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기내 간담회에서 국내 현안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으며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반면 외교안보 현안에 대해서는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2일 아르헨티나에서 뉴질랜드로 향하는 전용기 안에서 간담회가 시작되자 “먼저 국내 문제는 질문을 받지 않겠다”며 “외교에 관해서는 무슨 문제든지 질문하시면 아는대로 답변하겠다”고 말했다. “순방 중에 국내에서 관심이 큰 사안이 벌어져 질문을 안 드릴 수 없다. 짧게 답해달라”는 질문에 문 대통령은 “아니, 짧게라도 질문 받지 않고 답하지 않겠다. 외교 문제에 집중해 달라”고 답했다. 내년 문재인정부 출범 3년째를 맞아 경제 정책 운용방향을 묻는 질문에도 “더 말하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외교 문제에 대해서만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출국 직전 문 대통령이 SNS에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겠다”고 심경을 밝힌 게 청와대 기강해이와 관련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이왕 마이크 드셨으니까 외교 문제로 돌아가자”고 했다. 이어 “이렇게 남북 간에 평화를 이루고 완전한 비핵화를 이루는 것도 정의로운 나라에 포함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문 대통령은 과거 기내를 돌며 인사한 뒤 간담회를 진행했던 것과 달리 이번엔 간담회만 마치고 즉시 자리를 떠났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아직도 일정이 남아있는 상황이다 보니 외교 문제에 국한해 답변을 받았다”며 “대통령이 국내에 돌아가고 나면 여러 가지 문제들을 직접 처리도 하고, 담당해야 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대통령 말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이 국내 현안에 대답하는 순간 보도가 나올 수밖에 없기 때문에 답변을 안 하기로 결정한 것 같다”며 “한·미 정상회담을 끝내고 본인이 생각하는 흐름을 이어가고 싶은 취지에서 외교분야에선 하고 싶었던 말씀을 허심탄회하게 다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오클랜드=강준구 기자 eye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