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자녀 둔 부부, 곰팡이 나는 반지하에서 햇빛 가득한 새집으로…‘수원휴먼주택’의 힘?

입력 2018-12-02 21:52

2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매탄동의 한 다세대주택. 이삿짐을 들여놓느라 분주하다. ‘수원휴먼주택’ 두 번째 입주자인 김(여)씨 가정이 이사하는 날이다. 8자녀를 둔 김씨 부부는 수원에서 자녀가 가장 많다.


수원휴먼주택은 수원시 주거복지정책의 하나로 집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 다자녀가구 등 주거 취약계층에 임대주택을 제공한다. 임대 기간은 2년이고 재계약을 9차례 할 수 있어 최장 20년 동안 거주할 수 있다. 임대보증금과 임대료는 없고 관리비만 부담하면 된다.

이날 염태영 수원시장은 이곳을 찾아 집안 곳곳을 꼼꼼하게 살펴보고, 새로운 집에 이사온 가족에게 축하 인사를 건넸다.

염 시장은 6남 2녀의 어머니인 김씨와 두 번째 만났다.

염 시장은 지난 4월 다자녀가구 생활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김씨 가정을 찾았다. 당시 김씨의 집은 방 2개가 있는 반지하였다. 곰팡이가 피어 냄새도 심해 어린아이들이 살기에는 너무나 환경이 열악했다.

남편의 월수입 210여만원으로 어렵게 살아가는 김씨에게 당시 염 시장은 “올해 안에 새로운 집으로 이사하게 해주겠다”고 약속했는데 8개월 만에 약속을 지킨 것이다.

염 시장은 김씨에게 “올해가 가기 전에 약속을 지켜서 다행”이라고 말하자 김씨는 “전에 살던 집이 낡고, 좁고 곰팡이까지 있어서 너무 생활하기 힘들었다”면서 “처음에 집(수원휴먼주택)을 마련해준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믿어지지 않았는데 진짜 이렇게 좋은 집에 살게 돼서 정말 좋다”고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김씨 가족이 입주한 집은 지은 지 오래된 다세대주택이다. 수원시는 리모델링 공사를 통해 새집처럼 꾸몄다.

염 시장은 “다양한 복지제도가 있지만 다자녀 가정은 부모가 직업이 있거나 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혜택을 받을 수 없어 생활에 어려움이 많다”면서 “보육 문제는 지역사회가 다 같이 책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다자녀 가정은 교육비가 상당히 부담스럽다”면서 “아이들 교육도 지역사회가 도와줄 수 있도록 제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수원시는 2022년까지 수원휴먼주택 최대 200호 확보를 목표로 매년 주택을 매입할 계획이다. 올해 매입한 수원휴먼주택 5호는 다자녀가구에 지원한다. 수원시는 자녀가 다섯 이상인 무주택 가구에 무상으로 주택을 지원한다. 지난달 26일 6자녀 가정이 첫 입주를 했고, 이날 두 번째 가정이 입주했다.

수원=강희청 기자 kanghc@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