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스타가 아니라 전설이 될 거야” -보헤미안 랩소디 中-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흥행에 힘입어 엘튼 존(71)이 자서전에서 밝힌 프레디 머큐리의 죽음이 재조명받고 있다. 엘튼 존은 책에서 자신의 몸을 돌보기보다 ‘전설’이 되기를 선택한 프레디 머큐리의 죽음을 상세하게 서술했다.
“에이즈가 프레디의 몸을 망치는 것을 보는 것은 굉장히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엘튼 존은 2013년 발간한 자서전 ‘사랑은 치료(Love is the Cure)’에서 프레디 머큐리가 숨을 거두기 전을 회상하며 이같이 밝혔다. 프레디 머큐리는 1991년 11월 24일 에이즈 합병증으로 인한 폐렴으로 사망하기 전까지 퀸의 보컬로서 활발히 활동했다. 그는 병마와 싸우고 있었다는 사실을 숨지기 전날에야 대중에게 공개했다.
책에 따르면 프레디 머큐리는 1987년 처음 에이즈 진단을 받은 직후 엘튼 존에게 관련 사실을 알렸다. 엘튼 존은 “그는 자신의 죽음을, 고통스러운 죽음이 오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고 기억했다. 하지만 프레디 머큐리는 죽음 앞에서 믿을 수 없을 만큼 용감했다. 그는 이전보다 더욱 용모를 단정히 했고 변함없는 화려한 무대 매너로 관객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하지만 에이즈는 전설적인 로커의 몸을 잠식해 가고 있었다. 프레디 머큐리의 몸은 스스로 일어설 수도 없을 만큼 약해져 갔다. 자기 몸을 돌보는 것도 버겨운 시기에 프레디는 주변 사람을 챙겼다. 그의 유작으로 꼽히는 퀸의 정규 앨범 ‘매이드 인 헤븐(Made in Heaven)’은 이 시기에 녹음됐다. 프레디 머큐리는 수록곡 ‘Mother Love’의 곡 전반부를 숨지기 2주 전 녹음했다. 그렇게 그는 세상을 떠났고 전설이 됐다.
프레디 머큐리의 장례를 치른 뒤 상심에 빠져있던 어느 날. 엘튼 존은 프레디의 다른 친구로부터 배게 커버로 포장된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는다. 선물은 프레디가 살아생전 엘튼 존에게 남긴 편지와 엘튼 존이 가장 좋아하는 영국 화가 헨리 스콧 튜크의 그림이었다.
“샤론에게. 내 생각에 너는 분명 이 선물을 좋아할 거야. 해피 크리스마스.”
너를 사랑하는 멜리나로부터.
샤론과 멜리나는 엘튼 존과 프레디 머큐리가 1년 전 함께 여장을 하며 서로에게 붙여줬던 별명이다. 엘튼 존은 지금까지 프레디 머큐리를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친구를 위해 크리스마스 선물을 고르는 사람’으로 기억하고 있다.
선물 덕분에 슬픔을 이겨낸 엘튼 존은 친구의 목숨을 앗아간 에이즈 퇴치를 위해 재단을 설립, 지금까지 275만 달러를 모금한 것으로 알려진다. 프레디 머큐리와의 추억을 기록한 자서전 ‘사랑은 치료’의 수익금 또한 전액 엘튼 존 에이즈 퇴치 재단에 기부된다.
박태환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