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주전포수 영입 0명’ 넥센 로티노, 12G 출전 최다

입력 2018-12-02 13:38

2004년 한화 이글스와 삼성 라이온즈간의 대구 경기였다. 포수 마스크를 쓴 선수는 엔젤 페냐(43)였다. 주전포수였던 이도형(43)의 부상 영향이었다. 8이닝을 책임졌다. 실책은 하나도 없었다. KBO역사상 포수 마스크를 쓴 첫 외국인 선수다. 페냐가 KBO리그에서 포수를 맡은 유일한 1경기였다.

그로부터 10년이 흘렀다. 2014년 4월 10일 넥센 히어로즈의 선발 포수는 비니 로티노(38)이었다. 로티노는 2014년 12게임에 포수로 출전했다. 실책은 단 한개였다. 8개의 도루 중 1개를 막아냈다.

2015년에는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제이크 폭스(36)도 포수 마스크를 쓴 적이 있었다. 6게임에 포수로 출전했다. 22이닝 동안 실책은 하나도 없었다.

그리고 잘 알려진 한화 이글스 소속이던 윌린 로사리오(29)도 있다. 2016년 2경기, 2017년 2경기를 포수로 뛰었다. 로사리오는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콜로라도 로키스의 주전포수였다. 2015년 포수에서 1루수로 전향했다. 수비에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이들이 포수로 맡은 경기는 로티노의 12경기가 최다 출장이다. 대부분 임시방편이나 이벤트성이 포함돼 있었다. 주포지션은 1루수나 지명타자가 대부분이었다.

한마디로 말해 지금까지 KBO 구단들이 주전포수로 외국인 타자를 영입한 적은 없었다. 왜 그럴까.

우선 포수는 투수나 다른 수비수들과의 의사 소통이 가장 중요한 포지션이다. 외국인 포수의 경우 긴박한 상황에 대처하는 능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또 상대 타자들에 대한 경험과 분석 등에서 약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각 구단들이 외국인 타자를 영입할 때 가장 중요시하는 부문은 타격이다. 포수를 영입하게 되면 부상의 위험이 크고 컨디션 조절도 어렵기 때문에 타격에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

물론 외국인 투수가 완전히 색다른 볼배합을 할 경우 일시적으로 국내 타자들이 혼란을 겪을 수도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 조그만 장점만을 위해 외국인 선수를 주전포수로 영입하기는 사실상 어렵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