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같으면 SK 와이번스 최정(31)급이다. 몸에 맞는 공 이른바 사구 부문에서다. 1999년 24개를 몸에 맞았다. 리그 2위였다. 2001년 14개의 사구로 3위에 올랐다. 2003년 11개로 8위, 2007년 12개로 5위였다. 14년 선수 생활 동안 1118개의 공을 몸에 맞았다. 롯데 자이언츠 수석코치인 공필성(51)의 악바리 근성이 엿보인다.
인천 사나이 정경배(44)다. 홍익대를 졸업하고 1996년 2차 6라운드 37번으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했다. 2001년까지 삼성에서 뛰다 SK로 옮겨 2009년까지 선수생활을 했다.
1999년 105게임에 출전해 124안타, 18홈런, 53타점, 75득점을 올렸다. 최고의 해였다. 통산 1322경기에 출전했다. 1062안타, 100홈런, 522타점, 525득점을 기록했다. 주로 2루수를 맡았다. 현역 시절에는 거포형 2루수로 평가받았다.
은퇴 후 2100년 SK 2군 수비코치를 맡았다가 1군 주루코치로 변신했다. 2012~2013년 1군 수비코치를 맡았다. 2014년부터 올해까진 SK 타격 코치를 맡았다. SK 타자들은 지난해 234홈런, 올해 233홈런을 때렸다. 바로 이때 타격 코치가 정경배다.
두산 베어스 타격 코치로 변신한 그에게 홈런 양산에 대한 기대감을 갖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두산은 144게임 체제가 도입된 2015년 이후 한 시즌 200홈런을 때린 적이 없다. 2015년 140개로 6위였다. 2016년 183개 1위, 2017년 178개 2위, 그리고 올해 191개의 홈런으로 4위였다.
그러나 200홈런이 쉽지는 않다. 우선 구장 규모부터 차이가 난다. SK의 홈구장인 문학구장은 홈플레이트에서 좌우 펜스까지 거리가 95m다. 중앙 펜스까지는 120m다. 그런데 국내에서 가장 큰 잠실 구장은 좌우 펜스까지가 100m이고 중앙펜스까진 125m나 된다.
어찌됐든 악바리 근성에다 홈런타자 조련에 일가견이 있는 정경배이기에 두산의 타격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은 자명해 보인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