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 유치원 대란으로 국공립 어린이집에 대한 수요가 점차 높아지는 가운데 단지 내 국공립 어린이집을 유치한 아파트가 주목받고 있다. 국가에서 수시로 시설 감사와 운영 지도가 이뤄지는 국공립 어린이집의 안정성에 대한 수요가 신규 분양시장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양새다.
30일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전국 국공립 어린이집은 전국 3157개로 전체 어린이집(4만238개)의 7.85% 수준에 그쳤다. 민간 어린이집보다 입소하기 어렵다는 인식이 지배적일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건설업계는 민간 어린이집과 유치원에서 아동학대나 비리 문제로, 국공립 어린이집을 희망하는 학부모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단지 내 국공립 어린이집을 갖춘 아파트 인기도 동반상승할 것이란 분석이다. 특히 입주민 자녀 우선 배정 혜택이 부여되는 경우가 많아 국공립 어린이집 유치 자체가 높은 청약 결과로 이어지기도 한다.
내달 입주를 앞둔 ‘e편한세상 상도노빌리티’의 경우 전체 원아수 80%를 입주민 자녀로 우선 배정할 계획인데 청약 당시 평균 19.26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번달 경기 의정부시에서 분양한 ‘탑석센트럴자이’ 역시 단지 내 국공립 어린이집 유치를 확정하며, 평균 41.67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최근 분양을 앞둔 신규 단지도 국공립 어린이집 유치에 힘쓰고 있다. GS건설이 12월 경기 식사2도시개발구역에 선보이는 ‘일산자이 3차’는 고양시와 단지 내 국공립 어린이집 유치 협의를 확정지었다. 전체 모집 인원의 70%를 입주민 자녀에게 우선 배정하는 혜택도 주어진다.
우방이 이달 충남 아산시에 선보이는 ‘아산 배방 2차 우방 아이유쉘’도 아산시와 단지 내 국공립 어린이집 조성을 골자로 한 MOU를 체결했다. 삼성물산과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달 분양한 부산 동래구 온천2구역 ‘부산 동래 래미안아이파크’ 단지에 국공립 어린이집 3개소를 유치한다.
대우건설은 경기 고양 ‘일산 에듀포레 푸르지오(16년 6월 분양)’, ‘삼송 원흥역 센트럴 푸르지오(15년 11월 분양)’에 국공립 어린이집을 유치하기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5월에는 충북 청주시와 업무협약을 맺고 ‘청주 사천 푸르지오(16년 5월 분양)’에 국공립 어린이집을 설치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단지 내에 국공립 어린이집이 들어설 경우 자녀의 등원시간이 줄어들 뿐만 아니라 안전한 통학이 가능해 학부모 수요자들에게 인기가 높다”며 “안정적인 교육환경이 제공되기 때문에 인기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건희 기자 moderat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