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땅에 하나님 마음 있고, 한 생명이라도 살리길 원하신다”

입력 2018-11-30 12:43
바두이족에게 복음을 전하는 남영순 선교사(왼쪽). CTS제공

인도네시아 미전도종족인 ‘바두이(Badui)족’은 수도 자카르타에서 서북쪽으로 수백 ㎞ 떨어진 산 속에 살고 있다. 인터넷도 전기도 거부할 만큼 외부 문화를 철저히 통제하고, 정령을 숭배하는 산족이다. 몸이 아프면 주술사를 찾고, 궁핍한 영적 허기를 채우기 위해 조상을 의지하며 살아간다.

이들을 사랑으로 돌보는 한 선교사가 있다. 고희(古稀)에 남영순 선교사는 바두이족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 혈혈단신 산 속으로 들어갔다. 외국인, 교회, 선교사가 없는 바두이 마을에서 유일한 외국인이자 선교사로 살고 있다.

더 큰 감동은 10년 넘도록 암 투병을 하던 중 60세에 ‘미전도 종족을 전도하는 선교사가 되라’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고 이곳에 오게 됐다는 거다.
남영순 선교사가 바두이족 마을을 찾아가고 있다. CTS 제공

처음 바두이족을 만났을 땐 험악했다. 그들은 수시로 남 선교사의 집에 찾아와 교회를 세우면 집을 불태워버리겠다는 협박했다. 그럴 때마다 남 선교사는 두려움 없이 바두이족에게 다가가 기도해주고 복음을 전했다.

남 선교사는 “한 영혼을 온전히 변화시키는 일이 쉽지 않다. 실제로 예수님을 믿고 세례를 받았던 한 바두이족 청년을 마을 추장이 쫓아내려고 하자 두려움에 다시 예전으로 돌아간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그들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이 땅 가운데 하나님의 마음이 있고, 이 땅 가운데 하나님이 살리길 원하시는 단 한 생명이 있기 때문이다.
외부인을 경계하는 바두이족 여성들. CTS 제공

남 선교사의 감동적인 사역 이야기는 3일 CTS 기독교TV ‘7000미라클-열방을 항하여’를 통해 볼 수 있다. ‘7000미라클-열방을 향하여’는 세계 곳곳에서 복음의 씨앗을 심는 선교사들을 소개하고 후원하는 프로그램이다.

남 선교사를 동행 취재한 CTS 측은 “산 속에 은둔해 살고 있는 바두이족을 만나기 위해 차도 다니지 않는 울퉁불퉁한 산길을 선교사님이 두발로 걸어 다니다보니 연골이 다 닳아 없어졌다. 그럼에도 또 다시 복음을 들고 산을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CTS 방송은 각 지역 케이블과 해외위성, 앱 등을 통해 시청할 수 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