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팀 선수가 탑승한 버스를 습격하는 폭력사태가 발생한 남미 클럽 대항전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결승 2차전이 남미가 아닌 스페인 레알 마드리드 홈구장에서 열리게 됐다.
알레한드로 도밍게스 남미축구연맹(CONMEBOL) 회장은 30일(한국시간) “연맹은 징계위원회를 열어 (연기된) 결승 2차전을 현지시간 12월 9일 오후 7시30분 마드리드 베르나베우 스타디움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1960년 출범한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결승전이 유럽에서 열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당초 2차전이 열릴 예정이었던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와 마드리드는 1만㎞ 정도 떨어져 있다. 2차전 양팀 응원석 좌석은 동등하게 분배될 예정이다.
연맹 징계위원회는 또 팬 폭력 사태가 발생한 리버 플라테에 40만 달러의 벌금과 함께 2경기 무관중 경기의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연맹은 2차전 경기 없이 우승컵을 가져가야 한다는 보카 주니어스의 요구는 거부했다.
홈 앤 어웨이 2경기로 진행되는 올해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결승전은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연고로 하는 아르헨티나 리그의 대표적인 라이벌 보카 주니어스와 리버 플라테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지난 12일 보카 주니어스 홈인 부에노스아이레스 라 봄보네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1차전은 2대 2 무승부로 끝났다.
하지만 지난 25일 리버 플라테 홈인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엘모누멘탈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2차전은 리버 플라테 일부 팬이 보카 주니어스 선수단 버스를 습격하며 연기됐다. 팬들이 버스를 향해 돌 등을 던지는 바람에 보카 주니어스 선수 일부가 부상을 입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시티 등에서 활약했던 카를로스 테베즈가 현기증과 구토를 호소하기도 했다.
해당 사태가 발생한 후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사태의 배후에 ‘바라스 브라바스’라는 리버 플라테의 과격한 ‘축구 마피아’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르헨티나 경찰이 바라스 브라바스의 리더 집을 급습해 결승전 티켓 등을 압수하기도 했다. 페드로 산체스 스페인 총리는 트위터에 “스페인은 코파 리베르타도레스 결승전을 치를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