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1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했다. 한은은 30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연 1.50%에서 연 1.75%로 0.25% 포인트 인상했다. 지난해 11월 30일 77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올린 지 꼭 1년 만이다.
한은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배경엔 1500조원을 돌파한 가계 부채 문제가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그동안 "거시 경제에 큰 부담을 주지 않는다면 금융 불균형을 완화하고 정책 여력을 확보하는 차원에서 통화정책 완화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해 왔다. 저금리가 지속되면 금융 불균형(과도한 가계 부채)이 누적될 수 있다는 의미다.
최근 경제 여건이 기준금리 인상을 감내할 수준이라는 점도 한은의 결정에 영향을 줬다. 한은은 지난달 한국 경제가 잠재성장률(2.8~2.9%) 수준의 성장세는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0.2% 포인트 하향 조정했지만, 그래도 잠재성장률 수준의 성장은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물가 상승률도 한은의 물가안정목표(2.0%)에 근접한 상태다.
한은은 미국 금리 인상 움직임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 금리 인상이 계속되며 한·미 금리는 올해 3월 역전됐고, 금리차가 더 확대 되는 추세다. 국내 금융시장에서 자본이 유출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다만 한국의 가계 빚이 1500조원을 돌파한 현실을 감안하면 이번 금리 인상은 고통을 수반할 가능성이 크다. 가계 부채 증가세는 진정시킬 수 있을지 모르나, 이미 대출을 받은 이들의 이자 부담은 늘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장은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측하고 있었기 때문에 대출금리에 이미 인상분을 선반영 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따라서 한은의 추가 금리 인상 여부가 변수가 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내년 0~1회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예측하고 있다.
세종=전슬기 기자 sgju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