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경제 살려면 靑 운동권 출신들의 사고방식 바꿔야”

입력 2018-11-29 20:36

보수 진영의 잠재적 대권 후보로 꼽히는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우리 경제가 회복되려면 청와대의 운동권 출신 인사들의 사고방식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29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학교에서 ‘경제성장의 리더십’을 주제로 강연을 하면서 소득주도성장 등 현 정부의 경제정책을 강한 어조로 비판했다. 유 의원은 지난 28일 이화여대 특강을 시작으로 이틀 연속 ‘강연 정치’ 행보를 이어갔다.

그는 “경제가 이렇게 어려운데 청와대 사람들은 경제위기란 얘기를 꺼내면 ‘개혁의 싹을 자르려 한다’는 식으로 대응한다”며 “우리 경제가 다시 성장하는 힘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청와대 운동권 출신들의 방어적 사고방식, 잘못된 경제 인식을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유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께서도 해외출장을 조금 덜 가시고, 현장의 어려운 사람들 목소리를 들으시라”며 “야당도, 기업가도, 시장 상인도, 월급쟁이도, 최저임금 때문에 일자리를 잃은 사람도 만나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남북관계 문제는 그것대로 열심히 하시되 지금은 진짜 경제를 위해 마음 비우고 백지상태에서 다시 정책을 세우는 용기가 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유 의원은 “경제가 성장해야 일자리가 생기고, 분배나 복지가 해결되는 부분이 분명히 존재한다”면서 “제가 문 대통령에게 혁신성장에 ‘올인’ 하시라고 말씀드렸는데도 이 분 고집이 세신지 안 통한다”고도 했다. 또 “문 대통령께서 무엇을 생각하시는지 말로만 혁신성장일 뿐, 이를 위한 노동개혁, 규제개혁, 재벌개혁, 교육개혁, 과학기술 혁신은 안 하고 계신다”고 지적했다.

보수 진영에서는 경제전문가인 유 의원이 경제 문제를 갖고 현 정부와 각을 세우면서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고 주문해 왔다.

북핵 등 남북문제와 관련해 유 의원은 “확고한 생각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북한이 핵무기나 미사일을 언제든 쏠 수 있는 상태에서 대충 얼버무린 평화는 절대 평화가 아니다. 대북제재는 북한이 비핵화를 할 때까지 풀어줘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는 유엔의 대북제재를 군사적 수단 대신 평화롭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수단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유 의원은 “대한민국 보수정당이 경제·안보는 갈수록 무능하고, 이 외에 국민이 관심 있는 가치들에 대해선 무감각해져 왔다”면서 “이래서는 정권을 못 잡을 뿐아니라 앞으로 희망도 없다는 생각을 굉장히 오래 전부터 했다”고 꼬집었다. 또 “지금 제가 한국당을 가고, 안 가고가 중요하겠느냐”며 “보수가 국민의 신뢰를 찾는 것부터 먼저 해야 한다. 보수를 대표할 인물을 바꾸고 그 토대 위에 보수를 재건하는 게 고민 지점”이라고 말했다. “한국당과의 통합 문제는 저한테 중요한 기준이나 목표가 아니다”고도 했다.

본인이 창당을 주도했으며, 현재 몸담고 있기도 한 바른미래당에 대해서는 “개혁보수의 길을 진짜 가고 싶은데 이게 바른미래당 안에서 얼마나 이뤄질 수 있을지는 저도 늘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지호일 기자 blue51@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