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연뉴스] 결혼식에 안대 쓰고 나타난 54명의 하객들

입력 2018-11-30 05:00 수정 2018-11-30 05:00
뉴욕포스트.

호주의 한 결혼식에 하객들이 모두 안대를 쓰고 나타났습니다. 신랑이 앞을 보지 못하는 신부를 위해 세상에 하나뿐인 결혼식을 준비했다고 합니다.

뉴욕포스트는 호주 퀸즐랜드 말레니에서 백년가약을 맺은 스테파니와 로비 부부의 사연을 27일 소개했습니다.

32세 신부 스테파니는 5년 전 ‘원뿔세포 이영양증’으로 시력을 잃었습니다. 이는 망막 세포 중 중심 시력을 담당하는 원뿔세포가 유전적 이상에 의해 변성돼 중심시력을 잃는 질환을 말합니다.

뉴욕 포스트.

신랑 로비는 신부를 위해 결혼식 당일 특별한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신부의 마음을 이해하기 위해 하객 54명에게 모두 안대를 쓰고 결혼식에 참여하도록 한 것입니다.

이에 흔쾌하게 동의한 하객들은 식이 시작됨과 동시에 아름다운 풍경을 앞에 두고 일제히 안대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두 사람이 영원한 사랑의 맹세를 주고받는 혼인 서약까지 안대를 풀지 않았습니다.

로비는 최대한 신부가 결혼식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스테파니가 시력을 잃기 전 좋아했던 장소의 분위기와 비슷한 그래스하우스산 국립공원을 식장으로 잡아 경치를 상상할 수 있게 했습니다. 예식이 진행되는 동안의 상황과 모습을 묘사해 스테파니에게 전달하기도 했습니다.

신부 스테파니는 “저를 위해 안대를 쓰고 결혼식에 참색해준 이들에게 너무 감사하다”며 “남편의 얼굴을 한 번도 본 적 없지만 충분히 그를 느낄 수 있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사연뉴스]는 국민일보 기자들이 온·오프라인에서 접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독자 여러분과 공유하는 코너입니다. 살아 있는 이야기는 한 자리에 머물지 않습니다. 더 풍성하게 살이 붙고 전혀 다른 이야기로 반전하기도 합니다. 그런 사연의 흐름도 추적해 [사연뉴스 그후]에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사연뉴스]는 여러분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김나연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