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훼손 문제로 전국적인 반발여론을 불러 왔던 제주 비자림로 확·포장 공사가 내년 2월 재개된다.
조사결과 해당 공사구간의 교통량이 이미 하루 1만440대로 나타나면서 4차로 확장공사가 시급한 데 따른 조치다.
제주도 안동우 정무부지사는 29일 기자회견을 열고 “비자림로 확장과 관련해 지난 2개월 동안 주민여론 수렴 및 전문가 자문위원회 회의 등을 거쳐 ‘아름다운 경관도로 조성을 위한 대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경관도로 조성안은 식물·조경·경관·환경·도로·교통·환경단체·도의회·공무원 등 15명으로 구성된 자문위원회의 의견과 주민 의견수렴을 통해 도출됐고, 무엇보다 삼나무 벌채를 최소화하는 데 초점을 뒀다.
도는 총 2.94㎞에 이르는 확장노선 도로를 3개의 구간으로 나눠 삼나무 벌채 면적을 당초 4만3467㎡(약1만3100여평)에서 2만1050㎡(약6300여평)로 줄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공사 시작지점인 대천동 사거리~제2대천교까지 0.9㎞에 이르는 1구간은 도로폭을 당초 24m에서 22m로 축소하고, 도로부지 여유폭도 원래 계획보다 3~4m 줄였다.
또 제2대천교~세미교차로까지 1.35㎞에 이르는 2구간은 삼나무를 베어내지 않고 대천동에서 송당리 방면 삼나무를 옮겨 중앙분리대로 활용하고, 목장 부지 내에는 일방통행 도로를 신설한다.
세미교차로에서 금백조로 입구까지 0.69㎞에 이르는 3구간은 이미 삼나무 벌채가 이뤄진 대천동에서 송당리 방면에만 도로를 확장하고, 반대측 삼나무는 그대로 둔다는 계획이다. 도로 폭은 당초 24m에서 22m, 도로부지 여유 폭도 3~4m로 줄였다.
도는 12월부터 내년 1월까지 설계 변경을 실시한 뒤 2월 공사에 착수해 2021년 6월 공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비자림로 공사는 제주시 구좌읍 대천교차로~금백조로 입구까지 2.94㎞에 이르는 구간을 4차로로 확·포장하는 사업이다. 도는 2013년부터 도로정비 기본계획 반영 및 행정절차 이행 등을 거쳐 지난 6월 공사에 착공했다.
하지만 지난 8월 삼나무 벌채가 시작되면서 반발여론이 거세지자 도는 삼나무 훼손을 최소화하는 합리적 대안이 마련될 때까지 공사를 재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에 대해 해당지역인 서귀포시 성산읍 주민들은 “의료·교육·문화시설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동부지역의 지리적 조건과 농수산물의 물류이동을 위해 주민들에게 반드시 필요한 사업”이라며 공사 재개를 촉구해 왔다.
제주=주미령 기자 lalij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