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전 서울시장이 자유한국당에 입당한다.
자유한국당 측은 “29일 오 전 시장이 입당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국회에서 간단한 입당식을 열 것”이라고 전했다. 당 측은 오 전 시장이 인구 1000만명의 서울 시정을 담당하고, 국회의원도 지내 행정부와 입법부에서 경험을 쌓은 점을 높이 산 것으로 보인다. 보수당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을 인물로 평가하고 있다.
오 전 시장은 당에 신설되는 미래비전특위의 위원장을 맡을 것으로 알려졌다. 문재인정부의 소득주도성장과 차별화한 성장 전략 등을 수립할 예정이다. 특히 내년 2월 말로 예상되는 전당대회에 출마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는 4월 이미 광진구 자양동으로 이사했다. 이 곳은 한국당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약한 곳이다.
오 전 시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한국당을 탈당해 바른정당에서 활동했다. 일각에서는 다음 달 중순 원내대표 선거 이후 입당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앞당겨진 것으로 보인다.
오 전 시장은 변호사 출신으로 16대 총선에서 서울 강남을 지역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서 정치를 시작했다. 당시 원희룡, 남경필 등과 소장파 모임인 ‘미래연대’를 만들기도 했다. 민선 시장 최초로 연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2011년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실패하면서 시장직에서 물러났다. 2016년 20대 총선에서 종로구에 출마했지만 낙선했다. 바른미래당 출범 당시 탈당했다. 현재는 예능 등에서 활동영역을 높이고 있다.
오 전 시장은 이날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입당과 관련한 입장을 밝혔다. 그는 “나라가 참 많이 어려워졌다”며 “양극화 심화로 어려운 분들의 삶이 더 힘들고 고단해졌고 북핵 폐기 진척이 없고 한미관계를 비롯한 외교 안보 상황이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이럴 때, 정치가 무엇을 해야 하고, 야당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다”며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폭주가 도를 넘어서고 있지만, 이에 맞서는 지금의 야당은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국당이 보다 유능한 정치세력으로 다시 태어나야 국민에게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만들어 드릴 수 있다”고 입당 이유를 밝혔다. 또 “한국당이 어려운 분들을 더 잘 챙겨서 ‘국민들로부터 사랑 받는 민생정당’이 되고, 미래지향적 정책을 통해 ‘4차 산업혁명으로 시작될 신문명의 시대를 선도할 미래정당’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 다음은 오 전 시장의 페이스북 글 전문.
나라가 참 많이 어렵습니다. 양극화의 심화로 어려운 분들의 삶이 더 힘들고 고단해졌습니다. 북핵 폐기도 진척이 없고, 한미관계를 비롯한 외교 안보 상황도 걱정스럽습니다.
이럴 때, 정치가 무엇을 해야 하고, 야당은 어떤 역할을 해야 할지, 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문재인정권의 무능과 폭주가 도를 넘어서고 있지만,이에 맞서는 지금의 야당은 국민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정치가 바로서지 않고서는 이 어려운 대내외적인 환경에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저는 자유한국당이 보다 유능한 정치세력으로 다시 태어나야 국민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비전을 만들어 드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자유한국당이 어려운 분들을 더 잘 챙겨서 ‘국민들로부터 사랑 받는 민생정당’이 되고, 미래지향적 정책을 통해 ‘4차산업혁명으로 시작될 신문명의 시대를 선도할 미래정당’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겠습니다.
저 자신, 지난날을 돌아보며 많이 반성하고, 무거운 시대적 소명감을 느낍니다. 그동안 어려운 여건 하에서도 당을 지키고 문재인 정권의 폭주에 맞서온 당원 동지 여러분의 노고에도 경의를 표하며, 저도 열과 성을 다해 작은 힘이나마 보태겠습니다.
저의 입당이 대한민국 야당의 새로운 미래를 열고, 국민들의 삶을 보다 낫게 하는 정치를 만드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