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진 레알 ‘7번’ 마리아노 디아스, 솔라리는 외면

입력 2018-11-28 17:39
마리아노 디아스가 28일(한국시간) 유럽 챔피언스리그 AS로마와의 경기에서 볼을 몰고 전진하고 있다. AP뉴시스

마리아노 디아스(25)가 훌렌 로페테기 감독 경질 이후 처음으로 그라운드를 밟았다.

마리아노는 25일(이하 한국시간) AS로마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2-0으로 앞서며 여유롭던 77분 카림 벤제마와 교체 투입됐다. 산티아고 솔라리가 로페테기에 이어 레알 마드리드 지휘봉을 잡은 직후 첫 출전이다. 인상을 남기기엔 부족한 시간이었지만 가벼운 몸놀림으로 볼 터치를 이어갔다.

마리아노의 현 상황은 좋지 않다. 그를 영입한 로페테기 마저 팀을 떠나가며 가뜩이나 불안했던 입지가 더 좁아졌다. 스페인 대표팀에도 승선하지 못하며 A매치 휴식기도 취했지만 지난 25일 SD 에이바르전에 교체로조차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팀이 0-3으로 끌려가며 만회 골이 시급한 상황에서도 솔라리 감독은 공격 카드인 마리아노를 꺼내 들지 않았다.

마리아노의 초라한 입지가 고스란히 드러나는 대목이다. 부상당한 알바로 오드리오솔라를 대신해 다니 카르바할을, 이후 이스코와 비니시우스 주니오르를 차례로 투입했다. 솔라리 감독의 전력 구상에서 마리아노가 완전히 사라진 모양이다. 지난 1일 열렸던 3부리그 팀 멜리야와의 코파 델 레이 경기에서도 그라운드에서 뛰는 그의 모습은 볼 수 없었다.

마리아노는 지난여름 이적시장 마감을 하루 앞두고 레알 유니폼을 입었다. 레알은 라울 곤잘레스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로 대표됐던 등 번호 ‘7번’을 그에게 내줬다. 프랑스 리옹에서 리그앙 34경기에 출전해 18골을 기록한 활약을 이어갈 것이라 기대했지만 아직 보여준 활약은 미미하다. 지난 9월 AS 로마와의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오른발 감아 차기로 환상적인 골을 기록했던 것이 유일한 성과다.

레알의 공격진은 벤제마와 가레스 베일에 전적으로 의지하고 있다. 이에 비니시우스 주니오르가 서서히 출전시간을 늘려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도 빠른 공격 전개와 역습으로 대표됐던 레알의 프리메라리가 득점은 13경기에서 고작 20골뿐이다. 이와 함께 13경기에서 5패나 기록하는 최악의 시작을 보이며 순위도 6위까지 밀려났다.

레알이 지금의 상황에서 반등하기 위해선 마리아노가 좀 더 제 몫을 해줘야 할 필요가 있다. 프랑스 리그에서 보여줬던 활약을 스페인 무대에서도 그대로 이어 가야 한다. 그러기 위해선 솔라리 감독에게 인정을 받는 것이 첫 번째다. 얼마 주어지지 않는 출전 기회 속에 자신의 존재감을 각인시켜야 한다.

송태화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