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 내야수 임지열(23)의 음주운전 사실이 28일 드러났다.
넥센 구단 측은 자진신고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지난 22일부터 27일까지 6일간 선수단 전체에 음주운전을 비롯한 각종 사건과 사고와 관련해 공개되지 않은 건에 대해 구단에 자진신고해 줄 것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 과정에서 임지열이 자진신고했다는 것이다.
임지열은 2016년 9월 1일 오후 10시쯤 서울 신논현역 근처에서 음주 중 차량 이동 요청 전화를 받고 사설주차장으로 이동하기 위해 도로로 나갔다가 단속에 적발됐다고 한다. 적발 당시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74%였다. 이후 면허정지 100일, 벌금 150만원 처분을 받았다고 넥센 구단은 보도자료를 통해 설명했다.
그런데 임지열 건의 경우 발생한 지 벌써 2년이나 지났다. 임지열은 그동안 쉬쉬하다 뒤늦게 자진신고 형식을 빌어 왜 공개했을까 의문이 든다.
앞서 NC 다이노스에서 KT 위즈로 트레이드된 강민국(26)의 음주 운전 사건도 4년이 훨씬 넘은 2014년 1월 발생한 것이다. 면허취소와 400만원의 벌금까지 부과됐지만, NC 다이노스 구단은 KBO 구단에 보고하지 않았다. 음주음준 적발 시점이 정식 입단 전이라는 궁색한 변명을 붙여서다.
2019년 신인 2차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삼성 라이온즈에 입단한 이학주(28)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5월말이었다. 만취 상태로 운전하다 적발돼 면허 취소 처분을 받았다. 그런데 이 사실이 알려진 것도 최근이다.
이들 세 사건 모두 ‘뒤늦게’라는 단어가 붙은 채 세상에 알려졌다. KBO도 몰랐다며 빠져나간다. NC를 제외하고 넥센과 삼성은 ‘뒤늦게’ 알았다는 입장이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음주운전 사건에 대해 얼마나 안일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구단들 또한 사안들을 중히 여기지 않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마저 음주운전은 살인행위라고 했다. 특권 의식에 빠져 있는 프로야구계의 인식 변화가 절실하다.
김영석 기자 y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