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당국자 “고위급회담 관련 아무 소식 듣지 못해”…북한의 선제적 비핵화 또 강조

입력 2018-11-28 16:51 수정 2018-11-28 17:08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왼쪽 두 번째)과 윤순구 외교부 차관보(왼쪽 세 번째)는 2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18 동북아평화협력포럼' 정부 간 협의회에 참석했다. 사진공동취재단

북·미 고위급회담 개최가 미궁 속으로 빠져들고 있지만 미국은 여전히 북한과의 대화를 희망함을 강조했다. 다만 북한이 원하고 있는 대북제재 완화에 대해서는 충분한 비핵화 조치가 선행돼야 함을 재확인했다.

마크 내퍼 미국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은 28일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2018 동북아평화협력포럼(세종연구소·제주평화연구원 주최)’에 참석해 기자들을 만나 “(북한과의 대화와 관련한) 기회의 창은 닫혀 있지 않다”며 “여전히 열려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내퍼 부차관보 대행은 고위급회담 관련해 북한의 연락이 없느냐는 질문엔 “아직 아무런 소식을 듣지 못했다”며 “(이유는) 우리도 모른다”고 말했다.

다만 내퍼 부차관보 대행은 충분한 수준의 선제적 비핵화 조치 없이는 대북제재 완화는 어렵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남북 철도협력 공동조사 제재 면제 조치는 대북제재 완화의 신호인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말했듯이 미국은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대해 제재 완화, 관계 정상화 등 다양한 옵션을 생각하고 있지만 북한이 충분한 비핵화 조치를 먼저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조사(survey)는 조사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내퍼 부차관보 대행은 또 내년 1월 초로 예상됐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더 지연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우리가 언제 1월이라고 했나. 내년 초라고 했었다”며 “지켜보자”라고 조심스러운 답을 내놨다.

한편 내퍼 부차관보 대행은 이날 포럼의 세 번째 세션(경제적 연계성: 한반도와 세계의 연결)의 패널로 나서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 당시 국회 연설을 통해 ‘북한이 좀 더 밝은 미래를 가졌으면 좋겠고 이는 북한 지도자가 핵과 미사일에 관해 현명한 결정을 내리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며 “밝은 미래는 북한이 국제사회와 좀 더 통합되는 것이고 이 지역 철도공동체에 참여하는 것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국제사회는 비핵화의 실질적 진전 없이는 남북 철도협력 등에서 진도를 낼 수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했다”며 “제재 해제가 필요하지만 미국이나 국제사회는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가능한 비핵화(FFVD)가 이뤄지지 않으면 제재 해제를 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내퍼 부차관보 대행은 지난 7월까지 약 1년 6개월 동안 주한 미국대사 대리를 지냈으며, 이후 한국과 일본을 담당하는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을 맡아 북핵 협상에 정통한 국무부 인사다.

이상헌 기자 kmpape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