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페미니즘 물결이 일고 있는 가운데 여성을 의미하는 ‘Woman(우먼)’을 대체할 단어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26일(현지시간) 보도에 따르면 영국 골드스미스런던대학과 킹스컬리지 등에서 ‘Woman’ 대신 ‘Womxn’을 사용하고 있다. 이곳 학생들은 동아리 모임명이나 학생회 발행물, 각종 이벤트 등에 여성을 뜻하는 단어를 ‘Womxn’이라고 표기하고 있다.
학생들은 ‘Woman’이라는 단어 안에 가부장적인 사회 시선이 담겨있다고 주장한다. ‘Woman’은 ‘Wife(아내)’와 ‘Man’을 합성한 단어다. 독립적 인간이 아닌 ‘남성에게 종속된 여성’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어 여성이 의존적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남성을 뜻하는 ‘Man(남성)’에 부정적인 의미인 ‘Woe(고민)’가 붙어 만들어진 단어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여성을 남성에 종속된 존재, 남성을 괴롭히는 인물로 보는 성차별적 시각이 들어있다고 피력하는 이유다.
이 같은 주장은 1970년대부터 이어져 왔다. 따라서 ‘Woman’에서 ‘man’에 해당하는 부분을 미지의 의미를 담은 X나 Y로 대체해 ‘myn’이나 ‘mxn’으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한다.
일부 페미니스트는 ‘Womyn’이라는 단어를 만들어 임시적으로 대체해왔으나 이 역시 사회적 여성 모두를 포괄할 수 있는 단어가 아니라는 지적이 나왔다. ‘Womyn’을 정의할 때 시스젠더(Cisgender·신체적 성과 사회적 성이 일치하는 사람)만을 여성으로 인정했기때문에 ‘Womxn’로 대체해 ‘모든 여성’을 포함할 수 있는 단어로 재정의해야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반발도 적지 않다. 발음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이 많다. 올해 초 패션브랜드 에이치앤엠(H&M)이 후원하는 페미니스트 단체가 여성을 표기하면서 ‘Womxn’라고 적었다. 그러자 발음조차 할 수 없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진정한 여권신장과 무슨 관련이 있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데일리메일 역시 “아무도 이 단어를 어떻게 발음해야할지 모르는 것 같다”며 “사람들이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영국 더타임스의 기자 루시 배너맨은 “움크슨(Woomksn)? 움브스킨(Wombskin)? 우미젠(Womixen)? 뭐라고 불러야 하나”라고 회의적 반응을 보였다.
박민지 기자 pm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