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중국 북서부 간쑤성을 덮친 100m 높이의 모래폭풍이 한반도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28일 전국 곳곳에서 이틀째 황사가 관측되면서 미세먼지 주의보와 경보가 발효됐다. 원영재 기후변화실천연대 대표는 “중국도 한반도의 대기오염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은 인지하고 있다. 인정을 하지 않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원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문제를 인정하게 되면 피해 배상과 관련한 논의가 나올 수 있다 보니 조심하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결국 우리가 증명을 해내야 한다. 앞으로 우리 연구자들의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원 대표는 중국이 대기오염을 개선하기 위해 굉장한 노력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국은 2015년 환경법을 개정했다. 25년 만이다. 환경부의 권한도 강화했다. 대기를 오염시키는 기업이나 개인에게 구속력까지 주고 있다. 환경 규제 항목도 배 이상으로 늘렸다”고 설명했다. “북경에서는 차량 5부제를 시행하기도 하고 외지 차량이 출퇴근 시간에 들어올 수 없도록 규제한다”고도 말했다.
또 “시진핑 중국 주석은 환경에 대해 무관용의 원칙을 내걸고 있다. 환경의 저해 요인은 무관용이라는 모토로 지금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간쑤성을 뒤덮은 모래폭풍에 대해서는 “재앙 같았다”며 “중국에서도 처음 보는 현상”이라고 말했다. 그는 “실제로 가시거리가 매우 짧았다”며 “황토 바람이 황하강 유역에서부터 (미세먼지와) 같이 내려와 맞부딪히면서 그렇게 된 것 같다. 저도 몇 군데 문의를 했지만 사실은 여기서도 의아하다는 반응”이라고 전했다.
원 대표는 중국의 대기 오염 상태가 매우 심각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중국 다른 지역도 모래폭풍의 영향이) 심했다. 어제(27일) 베이징의 경우 (미세먼지 농도는) 500㎍/㎥ 이상 올라갔다”며 “500㎍/㎥ 이상 되는 날이 굉장히 많다. 특히 북경을 중심으로 해서 늘 500㎍/㎥ 이상이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는 우리나라 기준 매우 나쁨(150㎍/㎥)의 3배 이상이다.
국립환경과학원에 따르면 이날 오전 중국발 황사와 미세먼지가 유입되면서 수도권과 충청권, 호남권 등의 미세먼지 농도는 ‘매우 나쁨’ 수준으로 관측됐다. 황사는 오전 중에 심해졌다가 차츰 바람에 쓸려가 29일이면 해소될 전망이다.
전형주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