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조덕제가 촬영 중 반민정을 성추행했다는 논란이 번진 영화 ‘사랑은 없다’의 장훈 감독이 “차마 하고 싶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하나씩 끄집어내겠다”고 밝혔다.
장 감독은 28일 페이스북에 “찌질한 감독, 비겁한 감독으로 3년여의 시간을 송장으로 살았다. 어떤 말을 어떻게 시작해야 하는 건지 찾는 것이 너무나 힘들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장 감독은 “너무나 힘들었다. 버틸 수 있을 만큼 말을 아꼈다. 그게 화근이었나 보다. 한쪽에서 끊임없이 추악한 소설을 써나가고 나를 그 소설의 악의 축, 주인공으로 만들어버렸다”고 힘들었던 심경을 토로했다. ‘한쪽’이 정확히 누구를 가리키는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이어 “대국민 사기극을 감행하고 있다. 나가도 너무 멀리 나갔다. 대응하지 말고 넓은 마음으로 인내하라는 주변의 진언에 버틸 수 있을 만큼 말을 아꼈다. 그러나 오늘부턴 그럴 이유가 없어졌다”고 밝혔다.
장 감독은 “차마 하고 싶지 않았던 이야기들을 하나씩 끄집어낼까 한다”며 더 이상 침묵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 감독의 폭로를 예상할 수 있는 대목이다.
장 감독은 “무엇보다 좋은 영화 하나 만들어보자고 오롯이 못난 나와 나의 시나리오를 보고 참여해준 스탭, 연기자에게 너무나 고맙고 죄송하단 말씀을 눈물로 드린다”고 글을 맺었다.
조덕제는 2015년 4월 영화 ‘사랑은 없다’를 촬영하던 중 여배우를 추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대법원은 9월 13일 조덕제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2심을 받아들여 최종 유죄 판결을 내렸다.
조덕제는 과거 성추행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 “장 감독의 지시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촬영 당시 메이킹 필름을 직접 공개했다. 해당 영상에는 장 감독이 “그냥 옷을 확 찢어버리는 거야. 몸을 감출 거 아니에요. 그다음부턴 맘대로 하시라니까. 미친놈처럼”이라고 말하는 장면이 담겼다.
장 감독은 이에 대해 “해당 영상은 악의적으로 편집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문제가 된 장면에서 내가 미친놈처럼 찍으라고 지시한 건 맞다. 그러나 하반신 터치는 지시하지 않았다. 상반신 위주의 바스트샷에 그런 지시를 내릴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강문정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