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 구해준 천사를 찾습니다” 엄마의 페북글, 해피하게 마무리

입력 2018-11-27 14:16
“누구 이 천사를 아는 분 계신가요?”

감자가 목에 걸려 위험에 빠진 생후 7개월된 여아를 살린 데보라 라우지. 페이스북 캡처

사고는 추수감사절인 지난 22일 오후(현지시간) 일어났다. 한나 자비스는 미국 테네시 주 헨더슨빌 골든 코랄 레스토랑에서 가족들과 즐거운 외식을 즐기고 있었다.

예상치 못한 순간, 위험이 닥쳤다. 자비스의 생후 7개월 된 딸 칼리가 컥컥거리기 시작했다. 칼리의 할머니가 으깬 감자를 먹인 게 화근이었다.

“아이가 갑자기 이상하다고 여겼어요. 사람들이 냅킨을 막 뽑아들고 그랬다고. 전 처음엔 손녀가 토하는 줄만 알았죠.”

칼리는 감자에 기도가 막혀 숨을 쉬지 못하고 버둥거렸다. 사람들은 911에 전화를 했다.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갔다. 엄마 자비스는 딸을 안고 발을 동동 거렸다. 종업원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종업원들도 어쩔 줄 몰라 식당 손님들에게 도와달라고 소리를 쳤다.

“사람들이 손녀에게 막 달려왔어. 그 중에 한 여성분이 도와주겠다고 나서더라고.”

끔찍했던 당시 상황이 기억났는지 눈에 눈물이 가득한 할머니가 말했다.

돕겠다고 나선 여성은 데보라 라우지라고 했다. 그리고 곧장 칼리에게 하임리히 요법을 실시했다. 아이를 뒤에서 안은 뒤 명치와 배꼽 사이에 손을 놓고 압박했다.

“데보라가 몇 차례 응급처치를 한 뒤 기적이 일어났어요. 아이가 다시 숨을 쉬더라고요.”

자비스 가족들은 기뻤지만 경황이 없었다. 딸을 구해준 라우지에게 충분히 감사인사를 하지 못했다.

“그 분은 다섯 아이의 엄마라고 그러시더라고요. 너무 감사해 꼭 껴안았는데 911 대원들이 오고 아이를 병원에 데리고 가느라 제대로 인사하지 못했어요.”

911 대원들은 응급처지가 완벽하게 잘 됐다고 설명했다. 응급실에서도 칼리는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그제야 라우지에게 다시 한 번 제대로 감사인사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비스는 해군으로 복무중인 남편에게 이 사실을 알리고 딸을 살려준 라우지를 찾고 싶다고 했다.

“어떻게 바로 그 때 우리 곁에 그 분이 있었고, 그 분이 우리 손녀를 살려줬는지 몰라. 정말 그 분께 감사드리고 싶어요.”

한나 자비스는 딸의 목숨을 구해준 데보라 라우지를 찾는다며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페이스북 캡처

할머니는 라우지에게 다시 한 번 감사 인사를 전했다. 자비스는 휴대전화로 찍은 라우지의 사진을 23일 오전 페이스북에 올리고 네티즌들에게 라우지를 찾게 해달라고 요청했다.

‘데보라 라우지라는 분 아는 분 계세요? 이 분은 영웅입니다. 이 천사가 아니었다면 우리 딸은 오늘 큰 일 날 뻔했어요. 제 딸의 생명을 구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응급실에서도 아무 이상이 없대요. 딸은 지금 행복하게 잘 있어요. 제 가족과 저는 이 고마움을 어떻게 다 표시할지 모르겠습니다. 레스토랑에서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딸이 죽어가는데도 어떻게 할지 몰라 발만 동동 거리는데 하나님께서 이 천사를 저희에게 보내주셨어요. 주님 저흴 구해주셔서 감사해요. 이 천사를 아는 분은 연락해주세요.’

네티즌들이 발 벗고 나섰다. 수백 개의 좋아요를 누르고 글을 공유하며 함께 ‘천사 찾기’에 나섰다. 지역 언론도 이를 보도했다.

자비스의 페이스북에는 “아, 하나님 감사합니다. 아이가 무사해서 다행이네요. 부디 천사와 다시 연락이 닿길 기도할게요” 등의 댓글이 이어졌다.

즐거운 일이 이어졌다. 주인공 라우지가 25일 소식을 듣고 자비스의 페이스북을 찾아왔다.

자신을 찾는다는 소식을 듣고 데보라 라우지가 한나 자비스의 페이스북을 찾아왔다. 페이스북 캡처

“안녕 한나. 저를 찾는다는 소식 전해 들었어요. 제 전화번호 남겨요. 칼리가 잘 지낸다니 무척 행복하네요. 저도 식당에서 일이 자꾸 생각나더라고요. 사랑해요. 잘 지내요~”

김상기 기자 kitting@kmib.co.kr